징계약발 안 먹히네… MBC 드라마 PD까지 파업동참 선언
MBC 사측이 이용마 노동조합 홍보국장(기자)을 해고했다. 최일구·김세용 앵커 등 7명에 대해서는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MBC 사측은 지난 5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 동참을 선언한 주말 <뉴스데스크> 최일구 앵커(부국장), <뉴스와 인터뷰> 김세용 앵커, 민병우 전 사회1부장, 한정우 전 국제부장, 정형일 전 문화과학부장과 김민식 노조 편성제작부문 부위원장(드라마 PD), 김정근 노조 교육문화국장(아나운서),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보도국 기자) 등 보직간부 5명과 노조간부 3명 등 총 8명을 징계했다.
이날 인사위에서 사측은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을 파업 주도와 집단 업무 거부사태 책임을 물어 해고시켰다.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 참여를 선언한 최일구·김세용 앵커와 노조 간부를 맡고 있는 김민식 PD에 대해서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민병우 전 사회1부장, 한정우 전 국제부장, 정형일 전 문화과학부장, 김정근 아나운서는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사유는 불법 파업 참여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보도국 기자들의 제작거부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박성호 기자회장(해고)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정직 3개월) 등 2명을 징계한 것을 포함해 이번 파업사태에서 징계를 받은 인원은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사측은 매주 인사위를 열어 파업참가자들을 징계한다는 방침이어서 징계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파업 국면이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MBC 내부 기류는 사측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동안 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관망하던 구성원들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MBC 안에서 김 사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한 장면.
지난 4일에는 MBC 기자 166명이 사측의 징계 방침에 항의해 집단 사직을 결의하고 사직서를 기자회 비상대책위에 일괄 제출했다. 경영과 기술, 드라마, 편제 등 전 부문의 보직간부 12명(부국장 2명, 부장 10명)도 이날 무더기로 보직을 사퇴했다.
예능본부 보직 PD 6명도 따로 성명을 내어 김재철 사장은 파국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즉각 대화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조속히 해결할 수 없다면 이에 따르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제작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6일에는 M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PD 대부분이 제작 중단을 선언하면서 파장이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를 품은 달> 김도훈, <무신> 김진민, <오늘만 같아라> 김대진, <신들의 만찬> 이동윤 PD 등의 파업 참여로 당장 이번 주부터 드라마 방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측은 일단 7, 8일 밤 방송시간에 <해품달> 스페셜편을 편성하는 땜질식 처방을 내놨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사측의 징계 이후 MBC 기자 166명 집단 사직 결의와 사상 초유의 특파원 성명, 드라마 PD들의 제작 거부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측의 징계는 구성원들의 분노를 더 자극해 파업 동력을 높여주는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만 기자 | herme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