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노든 체류 협력 의심”
FBI, 신병확보에 총력전
스노든 “美 해킹성공률 75%”
미국 정부가 정보기관들의 전방위적인 통화·인터넷 정보 수집 행위에 대한 에드워드 스노든(29)의 잇단 폭로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이버 해킹’에 있어 중국에 공세를 펴온 미국은 스노든의 의혹 제기로 일순간 수세적인 입장에 놓였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스노든의 폭로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정보위원장은 “스노든이 왜 홍콩으로 갔는지, 중국 측이 스노든 체류에 협력하고 있는지 등 궁금한 게 많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스노든이 중국으로 망명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장관 수석보좌관을 지낸 제러미 배시는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 등) 외국 정부가 스노든 머릿속에 있는 모든 정보를 알면 미국이 어떻게 통신 정보를 입수하는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노든이 그간 제기한 각종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14일 “스노든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해킹을 했다고 주장하며 정보를 빼낸 IP 주소와 해킹 실행 날짜 등이 담긴 문서를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스노든은 “미국의 해킹 성공률은 약 75%”라며 “국가안보국(NSA)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빼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스노든의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13일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이번 폭로에 책임있는 당사자의 신병 확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범위한 감시 프로그램은 우리 국민을 해치려는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전부터 이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9·11테러도 미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LA타임스는 스노든이 범용직렬버스(USB) 메모리를 이용해 NSA 기밀 정보를 빼냈다고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 USB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스노든과 같은 네트워크 관리자들은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