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가 26일 500번째 사형을 집행하기로 하면서 오랜 사형제도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25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다시 도입된 1976년 이래 텍사스주에서 500번째 사형이 집행된다. 이번 사형 집행 대상이 된 킴벌리 매카시(52)라는 흑인 여성은 지난 1997년 이웃에 사는 71세의 백인 노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죄로 2002년 약물주입 방식의 사형을 선고받았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가장 사형 집행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역으로 평균 3주에 1건씩 사형이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사형제도의 정당성과 효율성은 미국에서 오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사형 반대론자들은 특히 무고한 사람이 다시 재판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미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제임스 리브먼 교수 연구팀은 1989년 텍사스주에서 사형당한 카를로스 데루나의 삶을 재추적한 결과, 무죄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실제로 미국의 사형 집행 건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월 메릴랜드주가 사형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 미국에서는 50개 주 중 32개 주가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형을 집행한 주는 9곳에 불과해 지난 2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사형선고정보센터(DPI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형된 죄수는 모두 43명이며 1976년 이후 지난해까지 1320명가량이 사형을 당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