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룽성중공의 조선 기지
중국 경제 유동성 여파가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까지 미쳐 일부 업체에서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고 임금이 체불되자, 급기야 시위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국 경제전문지 등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江苏省)에 위치한 중국 최대 민영조선소인 룽성(熔盛)중공(이하 룽성)이 지난 몇 달 동안 전체 인력의 40%인 8천명을 감원했다. 연초만 해도 직원이 2만명이었지만 이번 감원으로 현재 조선소에는 1만2천명이 일하고 있다.
또한 룽성은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했다. 이에 일부 파견 근로자들은 지난 1일과 2일 이틀 동안 체불 임금 정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룽성의 한 직원은 "회사가 지난 3월부터 임금 지급을 미루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임금 체불기간이 3~5일이었는데 이제는 정직원은 2개월, 파견직 근로자는 3개월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다른 직원은 "하루 일당이 180위안(3만3천원), 월급이 5천위안(93만원)임을 감안하면 현재 체불된 임금은 2만위안(372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룽성 측은 "일부 대출금 상환과 선박 건조 비용 상승 탓에 회사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권의 자금난, 대출 감소, 선주들의 자금 부족을 꼽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데 드는 비용은 은행 대출이 80%, 선주가 지급한 금액이 20%를 차지한다.
회사의 최근 영업 실적이 급감한 것도 한 원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룽성의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나 줄어든 79억6천만위안(1조4천8백억원)이며 최근 조선업계 불황으로 수주가 감소함에 따라 지난 1분기에도 4천9백만위안(91억2천만원)의 적자가 났다. 여기에 올해까지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이 150억위안(2조8천억여원)에 달한다.
룽성의 한 관계자는 "2008년만 해도 영업 상황이 안정적이었지만 지난해 6월부터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치면서 중소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룽성중공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룽성중공의 경영난은 세계 조선업계의 침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선주협회 장서우궈(张守国) 부회장은 "현재 중국 조선업계 적재량은 이미 시장 수요의 30%를 초과한 상태"라며 "향후 몇 년간 선박을 건조하지 않는다고 해도 생산 과잉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