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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Up]국제 금값 폭락… 국내 금시장 두 표정

[기타] | 발행시간: 2013.07.11일 03:09

[동아일보]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금은방. 3.75g(한 돈)짜리 돌 금반지를 찾자 주인이 진열대 안쪽 서랍을 조심스레 열었다. 그는 비닐에 싼 금반지를 흔들며 “신용카드로 사면 25만 원, 현금은 22만 원”이라고 흥정을 시작했다. 주인은 “국제 금값 하락에 금을 팔려는 사람이 쏙 들어가 돌 반지 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반지 하나 팔아서 5000원도 남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한 지점 창구. 상담 직원에게 “골드바를 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물량이 없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본사와 지점 여러 군데에 전화를 돌린 후 “지금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두 달은 지나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이 폭락하면서 국내 금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 금은방은 일반인의 관망세로 거래가 뚝 끊긴 반면 은행은 고액 자산가들의 저가 매수세로 활기를 띠고 있다.

○ 은행보다 비싼 금은방 금값

국제 금값은 2011년 9월 5일 온스(약 28.3g)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1200달러 안팎에 거래되며 최고가 대비 35%나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인기를 끌던 금값이 미국 달러화 강세에 밀려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도 주눅이 들었다. 서울 종로구 금은방 5곳을 살펴본 결과 점심시간 전후 2시간 동안 물건을 산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남는 게 없어 한 돈짜리 돌 반지는 아예 팔지 않는다”는 금은방도 있었다. 금값이 고공비행을 할 때 인기를 끌었던 1.875g(반 돈)이나 1g짜리 반지는 자취를 감췄다.

금은방과 은행의 금값 비율도 114 대 111로 뒤집어졌다. 이날 취재팀이 돌아본 금은방에서는 3.75g짜리 금반지를 현금 기준으로 19만6000∼23만5000원에 팔았다. 신용카드로 구입하면 10% 이상 더 비쌌다. 은행 골드바는 같은 무게라면 세금과 수수료를 합해도 20만 원이 넘지 않는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준비팀장은 “수입한 금으로 물량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은행과 달리 금은방에서는 일반인에게 사들인 고금(古金)을 녹여 사용한다”고 말했다. 금값 하락으로 금을 파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 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금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 은행에는 “쌀 때 사자” 수상한 매수세

서울 양천구 국민은행의 한 지점에 골드바 구입을 문의하자 직원은 “금값이 금 채굴 비용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금이 금을 사기에 딱 좋은 때”라며 매입을 권했다. 그는 “어제 하루에만 금 1.5kg을 팔았다”며 “하루 2kg까지 판매하기 때문에 4kg을 사려면 이틀에 걸쳐 나눠 사야 한다”고 귀띔했다. 은행들이 금을 VIP 고객들에게 우선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은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은행 골드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액 자산가들의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슬 퍼런 세무당국의 눈을 피해 절세 목적으로 금에 투자하는 자산가도 적지 않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부자들이 상속세나 증여세를 피할 목적으로 골드바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가격까지 떨어져 금을 구입하기 딱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값 추세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투자 자금이 금에서 달러로 옮겨가고 있다”며 “금은 변동성이 큰 상품이어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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