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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고령에 붓 들고 세월을 정리하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3.07.18일 14:50
84세 농민 손해원옹 3년간 60만자에 달하는 자서전 집필

글 쓰고 책 읽는 만년이 행복하다는 손해원옹, 책장에는 다년간 모은 스크랩북이 빼곡하다

《내가 지난온 세월 겪었던 생활체험이나 감수로부터 더 나아가 고난 많던 웃세대가 겪어왔던 풍상고초와 생활속 쌓은 우량한 전통과 미덕을 나의 자손들에게 글로 적어 전하고싶다. 내가 쓴 이러한 글들이 후세대들로 하여금 전세대가 처했던 지난 과거사를 알고 자기들이 처한 현실을 정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충실히 살아가도록 하는데 적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가 생각한다. 이게 또한 내가 80고령에 붓을 들고 세월을 정리하게 된 목적이기도 하다…》

올해 84세 고령인 연길시 조양천진 횡도촌의 손해원옹이 자신이 쓴 회상기를 책으로 엮어 자손들과 친척, 친우들에게 전해주면서 밝힌 속심말이다.

소학교도 겨우 졸업하고 어릴 때부터 한평생 밭고랑과 씨름하며 살아온 평범한 농촌로인인 손해원옹, 지난 2010년도부터 올해까지 이미 60만자에 달하는 3권의 회상기와 자서전 등 책자들을 써냈다.

손해원옹은 아직까지도 오래된 밀양손씨족보를 소중히 간직해두고있고 본인의 1930년대 위만주국 간도성 연길현 삼합촌 공립초평동 국민우급학교 졸업기념사진첩이며 50~60년대는 물론 광복전 가족과 친척친우들이 남긴 사진자료들과 각종 상장, 명세서들까지 소중히 보관하고있다.

손해원로인이 오래동안 정히 보관해온 족보와 사진들

《이젠 력사박물관에나 갈법한 오래된 자료들이지만 우리의 후세대들은 이런 력사적인 가치와 의의가 있는 자료들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외면만 하고있으니 참 안타깝수다.》 손해원로인의 속심말이다.

2010년 8월, 80수연을 맞으면서 손해원로인은 인생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였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여났다가 누구나 죽기마련인데 세상을 떠나기전에 전세대들이 쌓은 과거의 전통 그리고 미덕들을 글로 정리하여 후세에 남기는 작업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한평생 농사군으로 살아온 손해원로인은 문법도 잘 알지 못하고 글에 틀린 철자들도 많다. 그러나 기나 긴 인생을 살면서 보고, 듣고, 체험하고, 느낀 감수들은 그 어떤 미사려구나 가식없이 진솔하게 기술되여있어 읽으면 옛말처럼 구수하고 재미있으며 여운이 남는다.

글쓰기를 시작한 2010년 9월, 손해원로인은 가문의 9촌숙부이며 묻혀있는 혁명지사인 손종섭에 대한 혁명이야기를 작성해 책으로 묶어서는 연변주당사연구실과 룡정시당사연구실에 보냈다. 이어 2011년도에는 30여만자에 달하는 본인의 회상기력사실화를 집필했다. 회상기에서 손해원로인은 이미 작고한 어머니와 본인의 형제, 자녀, 사회생활, 로년사업 등을 자세히 기록하고있다. 지난해에는 또 본인의 회상기 실화인 《나의 자서전》을 집필, 완수하였다. 올해 손해원로인은 또 본인이 경험한 양로대사업회고록과 로인협회사업회고록, 진과학기술협회사업회고록 등을 주내용으로 한 문장집필에 들어갔다. 집필이 끝나는대로 손해원로인은 이 원고들도 책으로 묶어낼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자식들의 도움으로 3권의 책자를 찍어내긴 했지만 이젠 자꾸 책 만드는데 자식들의 신세를 질수 없어 난감하다고 손해원로인은 게면쩍어했다. 30책 가량의 비공개발행 책자를 찍는데도 3~4000원의 돈이 든다니 자꾸 자식들앞에 손을 내밀기도 난감하다는것이다.

손해원로인이 펴낸 자서전 등 실화문 책자들

자식들은 모두 로인에게 로년에 무슨 고생을 사서 하시는가 하면서 지난친 글쓰기를 자제하실것을 부탁하기도 하지만 손로인은 그런 자식들의 충고를 쉽게 받아들일수 없다. 손로인에게 있어서 로년에 책 읽고 글 쓰면서 보내는것이 바로 충실하고 행복한 만년생활이기때문이다.

《나는 의식적으로 매일 노래 10수를 부른다우. 노래를 흥겹게 부르면서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고 보내게 되지유. 동네로인들이 매일매일 밖에 나앉아 할일없이 허송세월하는걸 보면 시간이 참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웨다. 책도 읽고 글도 쓰면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의의있어 좋다우…》

년세가 많아 책이나 신문은 볼 때뿐이지 인차 읽은것이 잊혀지기도 하지만 자주 보면 기억에 남는단다. 그래서 올해도 《길림신문》을 비롯해 각종 신문, 잡지 5가지나 주문해보고 시내에 나가면 꼭 서점에 들려 보고싶은 책들을 사들이군 한다고 손옹은 만년흥취를 자랑했다.

80고령에 붓을 들고 지나온 력사와 세월을 정리하는 손해원로인은 평범한 농촌농민이다. 이름난 명인들만 책을 남기라는 법은 없다. 서민적인 삶의 발자취에도 살아온 력사와 삶의 애환속에 가치있는 인생의 지혜들이 반짝인다. 그것이 바로 손해원옹이 80고령에도 항상 무언가 채 못다한 이야기들이 있어 우리의 후손들에게 글로 남기고픈 마음이다.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놓고 과거를 추억하는 손해원로인님 량주

《농민늙은이가 그것도 80고령에 쓴 글이 무엇이 볼게 있겠는가 하면서 책뚜껑도 번지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두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면 섭섭하겠다. 북데기속에 알맹이가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내 서툰 글일지라도 분명히 읽을 가치는 있으니 한번 보아달라...》 손해원로인이 애써 정리하고 묶어서 인쇄까지 마친 책자들을 친척친우 지인들에게 증정하면서 남기군 하는 부탁의 말이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우리의 많은 전통과 문화는 사라지고있다. 손해원로인에 대한 취재를 마치고 귀로에 오르면서 로인이 80고령에도 붓을 들고 세월을 정리하는 집착과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돌멩이 하나에도 나름대로의 숨은 력사와 이야기가 있다했듯이 평범한 서민들의 인생에도 우리가 귀감으로 될 허다한 력사와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그러한 력사와 세월의 이야기들이 갈수록 사라지고있다고 생각했을때 손로인과 그분의 이야기들을 세상에 더 널리 알리기 위한 나의 이번 농촌취재길도 보람있고 의미있다고 생각됐다.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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