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앞 도로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고 달아나던 20대 음주운전자가 ‘속도’를 즐기는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인 스턴트맨에게 붙잡혔다.
19일 오전 2시 서울 성북구 종암로에서 월암교 방향으로 에쿠스 승용차를 몰던 ㄱ씨(29)는 종암경찰서 앞 도로에서 차로를 변경하다 옆 차로에서 운전 중인 연두색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았다. 오토바이 운전자 ㄴ씨(34)는 공중으로 튕겨나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 ㄴ씨는 헬멧과 장갑 등 보호장구 덕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골반과 다리 등을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ㄱ씨는 중앙선을 넘어 반대 방향으로 도주했다. 하지만 ㄱ씨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 ㄴ씨는 포털 다음에 인터넷 카페를 둔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으로 다른 회원 2명과 새벽 질주를 즐기고 있었다. 사고를 당한 ㄴ씨의 동료 ㄷ씨(25)는 야마하에서 제조한 자신의 오토바이로 곧바로 에쿠스를 추격했다. 에쿠스는 도로가 복잡한 골목길로 빠져나간 뒤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위협했지만, 스턴트맨이 직업인 ㄷ씨는 침착하게 쫓았다. ㄱ씨는 1㎞가량을 도망가다 ㄷ씨에게 결국 붙잡혔다.
서울 종암경찰서 조사 결과 ㄱ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246%로 만취상태였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