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앞둔 직장인 이정민(28·女·가명)씨는 요즘 휴가 준비에 한창이다. 9일간의 여름 휴가를 알차게 보내기 위함이다.
그래서인지 이씨는 주말마다 백화점을 찾는것이 또 다른 행복이란다. 하지만 이씨는 다른 휴가를 준비하는 직장인들과 달리 속옷 가게를 가장 많이 둘러본다. 그것도 일반 속옷이 아닌 보정속옷만.
알고보니 노출의 계절인만큼 자신의 몸매를 잘 가꾸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보정속옷은 몸을 조이고 심지어 압박하기 때문에 더운 여름철에는 어울리지 않는 의류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숨겨진 살(?)'을 보여주기 싫기 때문에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실제 보정속옷은 겨울보다 여름에 두배나 많이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영비비안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판매량을 분석해본 결과 연중 보정속옷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기간은 5월부터 7월까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 달 동안 보정속옷 판매량이 연간 판매량 중 30%를 넘었다. 여름이 시작되는 5월부터 보정속옷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늦여름에 해당하는 8월과 9월에는 판매량이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올해에는 지난 5월과 6월에 판매된 보정속옷이 전년 겨울인 1월과 2월에 비해 100% 넘게 증가했다. 보정속옷이 겨울보다 여름에 두 배 이상 판매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속옷업체들은 저마다 여름용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일반 보정속옷에 비해 절반 정도로 두께가 얇고 흡습성과 통기성을 높인 면혼방 소재를 주로 사용한다.
비비안도 최근 처지기 쉬운 엉덩이 부분 군살을 받쳐 올려주는 기능이 있는 '히든 거들'(7만5000원)을 출시했다. 얇고 통기성이 높은 파워네트 소재를 사용하고 허벅지 부분에 봉제가 없어 여름철 얇은 옷에도 비치지 않는다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정속옷은 이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속옷이 됐다"며 "특히 여름에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매를 좀 더 날씬하게 하기 위해 보정 속옷을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