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현지시간), 201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 출전한 장페이멍이 역주하고 있다.
'황색탄환' 류샹(刘翔)의 시대가 저문 중국 육상에 새로운 '황색탄환'이 등장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저녁, 중국 선수 장페이멍(张培萌, 26)은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 2조에 출전해 10초00의 기록으로 2조 5위를 차지했다. 4위를 차지한 크리스토프 르매트르(프랑스·10초00)와는 불과 0.01초 차이였다.
만약 0.001초만 빨랐더라도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 진출함과 동시에 아시아 태생 육상선수 사상 최초로 9초대에 진입할 수 있었다.
중국 주요 언론은 12일 "중국에 새로운 '인간 탄환'이 등장했다"며 장페이멍의 활약상을 대서특필했다. 반관영 통신 중국뉴스넷(中国新闻网)은 "장페이멍은 이전부터 10초대 벽을 깨고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며 "역사를 창조하는데 불과 0.001초가 모자랐지만 그는 아시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전했다.
양쯔완바오(扬子晚报)는 장페이멍의 성장사를 전하며 "반항아에서 인간탄환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페이멍의 집안은 육상집안이다. 부친은 7~80년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장대높이뛰기 선수였고 모친 역시 높이뛰기 선수였다.
부모의 천부적인 육상 재능을 물려받은 장페이멍은 20세이던 2007년 중국 전국육상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육상에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승 후, 목표를 잃은 장페이멍은 육상에 흥미를 잃어 2년 동안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수시로 훈련에 불참했고 음주가무를 즐기며 다른 사람을 폭행하기도 했다.
장페이멍이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은 '골암 헤프닝' 떄문이었다. 2009년에는 무릎에 통증을 느낀 장페이멍은 베이징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엑스레이 검사에서 "골암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며 "자칫 하면 다리를 절단해야 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다른 병원의 검사 결과, 해당 흔적은 골암이 아니라 예전 수술 자국이었다. 자칫 하면 선수생명을 포기할 위기에 놓였던 장페이멍은 이후 정신을 차리고 훈련에 매진해 아시아 태생 선수 100m 최고기록을 썼다. 이전 최고 기록은 카타르의 프란시스 사무엘이 2007년 7월에 작성한 9초99인데 그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귀화 선수로 '아시아 토박이'라 할 수 없다.
양쯔완바오는 "장페이멍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100m 최고 기록은 무려 0.21초나 앞당겼다"며 "중국 남자 단거리 선수가 10초대의 벽을 깨는 일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