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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는 셜록 홈스式 사고법] 탐정처럼 관찰하라

[기타] | 발행시간: 2013.09.14일 04:06

셜록 홈스. 이 매혹적인 탐정 캐릭터의 인기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항상 대단했다. ‘셜록키언(Sherlockian)’ 또는 ‘홈지언(Holmesian)’으로 불리는 그의 추종자들은 산타클로스, 미키 마우스와 더불어 그를 가장 유명한 캐릭터로 꼽는 데 망설임이 없다. 1887년 의사 출신의 영국 작가 아서 코넌 도일이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연재한 ‘주홍색 연구’에서 첫선을 보인 뒤 120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원작 소설뿐 아니라 영화와 뮤지컬 등 다양한 시대적 변주를 통해 오히려 열기가 증폭되는 분위기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셜록 홈스’의 인기를 최근엔 BBC가 제작한 영국 드라마 ‘셜록’이 잇고 있다. 2010년 7월 ‘시즌1’으로 세계를 열광시킨 드라마는 내년 초 ‘시즌3’ 방영을 앞두고 최근 짤막한 티저 영상을 공개해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여기에 새로운 변주곡이 하나 더 추가되는 분위기다. 바로 삶의 난제 해결에 홈스의 사고방식을 빌리자는 흐름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홈스는 결코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왜 지금 우리는 126년 전 창조된 가상의 인물, 그리고 그의 사고법에 주목하는 걸까.

◇홈스처럼 생각하라!=그 선두에 미국의 신진 심리학자 마리아 코니코바가 있다. 최근 국내 번역된 ‘생각의 재구성(원제:MASTERMIND-How to think like Sherlock Holmes)’(청림출판)에서 그는 “홈스처럼 관찰하고 연습하고 명료한 추론을 해내는 훈련을 통해 사고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홈스를 돕는 왓슨 박사와 홈스의 사고방식 차이를 코넌 도일의 단편 ‘보헤미아 스캔들’의 한 장면을 통해 단적으로 보여준다. 왓슨은 홈스에게 “자네가 추리하는 걸 듣고 나면 간단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매번 설명을 듣기 전까지 모르겠는 건가”라고 말한다. 홈스는 그들의 집 베이커가 221B번지 현관 입구부터 방까지 이르는 계단을 언급하며 “얼마나 자주 봤느냐”고 묻는다. “수백 번은 될 것”이라던 왓슨은 정작 계단 숫자를 묻는 홈스의 질문에 말문이 막힌다.

돌아오는 홈스의 말. “거보라고! 자넨 관찰하지 않는다니까. 난 계단이 열일곱 개란 걸 알거든. 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찰도 하니까 아는 거야.” 그리고 홈스는 인간의 뇌가 작고 빈 다락방처럼 생겼고 여기에 각자가 원하는 가구를 채워 넣는 것이라며 ‘머릿속 다락방’ 개념을 소개한다.

코넌 도일의 작품 곳곳에선 홈스의 번득이는 사고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 무수히 나온다. 왓슨을 처음 만난 순간 그을린 외모와 불편해 보이는 팔에서 아프가니스탄 복무 사실을 추론해내는 장면은 가히 환상적이다.

저자는 그런 케이스를 통해 홈스가 특유의 예리한 관찰로 사건의 단서를 모으고, 정보를 머릿속 다락방에 저장한 뒤 추론을 통해 답을 찾는 과정을 분석한다. 홈스가 생각을 정리하는 순간, 파이프 담배를 무는 행동을 일종의 거리두기로 해석하는 게 흥미롭다. 인간은 기억과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편견을 갖는데 홈스는 거리를 두고 의식적으로 사고해서 편견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약간의 자기의식과 연습으로 게으른 왓슨이 아니라 홈스의 사고방식을 배우자고 제안한다.

◇‘관찰’에 주목하라!=이처럼 홈스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지만 서점가에선 ‘관찰’이란 키워드가 부쩍 자주 보인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관찰의 힘’(위너스북). 저자는 미국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얀 칩체이스와 사이먼 슈타인하트다. 이들은 사람들이 주머니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별 생각 없이 하는 행동에 주목하고 그 동기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면 결국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더 근사한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경영전략가 양은우가 ‘관찰의 기술’(다산북스)을 통해 관찰의 잠재력을 소개한다. 관찰력을 높이기 위한 8가지 기술을 ‘왓칭(WATCHING)’이란 열쇳말로 제시한다. Wonder(당연한 것일수록 의문을 가져라), Trivial(사소한 것을 유심히 보아라), Inconvenience(생활 속의 작은 불편을 기회로 삼아라) 등이다. ‘진짜 훈련하면 관찰력이 높아지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행동 심리나 지능 연구자들의 공통된 얘기가 관찰은 키울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라며 “그냥 보고 지나치면 지식의 습득에 그치지만 제대로 관찰하면 기존과 다른 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무수한 자기계발 이론의 홍수 속에서 아주 단순해 보이는 관찰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다양한 혁신 주제가 쏟아졌지만 일반인들이 적용하긴 쉽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근본으로 돌아가 쉽고 간결한 답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이 크다. 또 경기 침체기에 별다른 자본력 없이도 개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역량을 키워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듯하다. 다산북스의 박지아 편집자는 “관찰은 개인 역량이지만 그 효과가 가져오는 파장이 클 뿐 아니라 적용 범위도 다양하다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기계발 요소”라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홈스에 주목한다=출판계에는 ‘논픽션이든 픽션이든 책 제목에 셜록 홈스만 들어가도 판매량이 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에 힘입어 셜록이라는 브랜드 시장이 이미 형성됐다는 것이다. 시니컬하지만 이성에 기대 명쾌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악인을 응징하는 홈스는 분명 이 시대에도 통하는 캐릭터가 분명하다.

2001년 국내 최초로 홈스 전집을 발간한 출판사 황금가지의 김준혁 편집장은 홈스의 인기 요인에 교육적 측면을 하나 덧붙였다. 그는 “추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전집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부모 세대도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으며 1차 검증을 마쳤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귀띔했다.

올 초엔 스타 번역가 김석희를 앞세워 어린이용 홈스 시리즈(비룡소)도 나왔다. 아예 대놓고 홈스를 학습 현장에 투입시키는(?) 경우도 있다. 미다스북스가 내놓은 ‘셜록 홈스 Y베스트 컬렉션’. 코넌 도일이 직접 고른 12편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수능 국어 빈출 단어를 설명해주고, 각 장 끝에 ‘필수어휘 심화학습’ 코너를 만들어 단어의 유의어, 반의어, 한자풀이 등을 소개하는 책이다. 출판사 측은 “홈스의 추리가 맞는지 생각하며 읽으면서 논리력을 키우는 동시에 어휘력과 독해력까지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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