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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100-100 달성, 전혀 기쁘지 않아“

[기타] | 발행시간: 2013.09.16일 09:21

[ 순스포츠 : 김중겸 ] 올 시즌 추신수는 유독 ‘100’이라는 숫자와 인연이 깊어 보인다. 통산 100홈런과 100도루를 달성했으며, 어제 시즌 100득점에 이어 오늘은 100번째 볼넷까지 얻어냈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석 3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추신수는 역시 이날 기록 달성에 성공한 마이크 트라웃과 함께 올 시즌 100볼넷-100득점 동시 달성에 성공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해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올 시즌 역시 추신수와 트라웃 이외에 현재 100볼넷-100득점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선수는 폴 골드슈미트와 조이 보토뿐이다. 다음은 2007년 이후 100득점-100볼넷 동시 달성에 성공한 선수들이다. 최근 달성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가능하다.

2007: 데이비드 오티즈, 아담 던, 그래디 사이즈모어

2008: 알버트 푸홀스

2009: 알버트 푸홀스, 프린스 필더, 숀 피긴스

2010: 알버트 푸홀스, 호세 바티스타

2011: 호세 바티스타, 조이 보토, 미구엘 카브레라

2012: 없음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9명에 불과했으며, 총 12차례 나왔을 뿐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 기록을 달성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라는 점으로, 12차례 가운데 주로 1번 타자로 경기에 나서 100득점과 100볼넷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사이즈모어와 피긴스 뿐이었다.

추신수가 도루 두 개를 추가해 20-20을 달성하면 그 희소가치는 더욱 또렷해진다. 20-20과 100득점-100볼넷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10명 뿐이며, 2007년의 그래디 사이즈모어 이후 6년째 단 한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기록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끝난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추신수의 표정에는 비통함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신시내티는 이날 경기 초반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말 션 할튼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밀워키에 5-6 역전패를 당했다. 좀처럼 승패에 따른 분위기의 변화가 크지 않은 신시내티 클럽하우스지만 이날만큼은 선수들 모두가 푹 가라앉아 있었다.

추신수는 “경기에 나서다보니 기록을 달성하기는 했는데, 전혀 기쁘지 않다.”며, 짧은 탄식과 함께 ‘고메즈’라는 이름을 내뱉으며 원정 행 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시작했다. 밀워키의 중견수 카를로스 고메즈는 신시내티가 5-5 상황에서 맞이한 9회초 2사 1,3루 찬스에서 제이 브루스의 큼지막한 타구를 점핑 캐치로 잡아내며 밀워키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팀 패배 앞에 본인의 기록 달성 여부는 전혀 중요치 않았다. 항상 자신의 기록보다 팀의 승리를 우선하는 추신수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밀워키 - 김중겸 기자 soon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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