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추절 연휴를 앞두고 한 대형매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월병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고강도 부패척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매년 중추절(中秋节,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불티나게 팔렸던 월병(月饼) 선물세트가 자취를 감추는 등 중국의 추석 연휴 선물 풍속이 달라지고 있다.
인민넷(人民网), 증권시보(证券时报)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초 베이징 차오양구(朝阳区)의 대형마트의 월병 판매대를 살펴본 결과, 200위안(3만6천원)대 이하의 월병 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30% 할인, 1+1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베이징카오야(北京烤鸭)로 유명한 취안쥐더(全聚德)에서는 올해 158위안(2만8천원)짜리 월병 세트를 출시했는데 이미 동이 난 상태이며 샹어칭(湘鄂情)이 출시한 148위안(2만6천원), 298위안(5만3천원)짜리 월병 선물세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추석마다 볼 수 있었던 전복, 샥스핀 등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초호화 월병은 올해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인 좋아하는 숫자 '8'을 집어넣어 888위안(15만7천원), 1천888위안(33만4천원) 등 고가에 월병을 판매하는 판촉 행사가 열리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 톈마오상청(天猫商城)에서 가장 인기있는 월병 세트의 판매가는 69.9위안(1만2천원)이었으며 전자상거래 사이트 '1호점(1号店)'에서 월병 인기판매 순위를 살펴본 결과, 상위 50위권의 상품이 모두 100위안(1만8천원) 이내였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중추절 연휴만찬도 간소화됐다. 선양(沈阳) 허핑구(和平区)의 호화호텔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천988위안(53만원)이었던 만찬세트가 1천988위안(35만2천원)으로 할인하고 심지어 1천188위안(21만원)짜리 '절약형 세트'도 출시했으며 선전(深圳)의 중고급 호텔 역시 대부분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만찬 예약이 줄어든 상태이다.
모 호텔 관계자는 "올 추석연휴를 앞두고 만찬 예약율과 매출 규모가 예년만 못하다"며 "정부에서 부패 척결, 근검 절약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8월 내부회의에서 "올해 추석과 국경절 연휴에는 공금으로 월병을 선물하는 관행을 반드시 근절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난징시(南京市) 기율위원회에서는 지난 15일 통지문을 통해 "공금으로 선물을 보낼 경우, 관계자를 아예 면직시키고 조사처리할 것이며 해당 기관의 주요 지도자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