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권주훈 기자 = 26일 밤 인천시 남구 주안5동 주안노인문화센타에서 본사기자와 단독인터뷰하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 2013.09.26. joo2821@newsis.com
"시대적 과제 수용하겠다고 한뒤 미안하다는 식은 안돼"
"국정원 개혁해야. 안되면 투쟁 엄동설한까지 갈 수도"
【서울=뉴시스】대담/남문현 정치부장·정리/배민욱 기자·사진/권주훈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제 축소를 사과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은 시대적 과제인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시대정신을 따르겠다는 조건부로 대통령에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순회 투쟁 중인 김 대표는 뉴시스 창립 12주년을 기념해 지난 26일 당시 순회일정 과정에서 숙박장소인 인천 남구 주안노인문화센터에서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정책들을 대폭 수용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저도 (대통령에게)사과를 요구했는데 그건 다른 사과다. 제가 요구한 사과는 국가정보원 사태 등을 매듭짓고 다음으로 넘어가자는 것이었다"라며 "(기초연금 부분에 대해서만 사과하고)그렇게 해서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내세웠던 각종 공약들은)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다른 공약들이었다. 그래서 시대정신을 따르겠다는 조건부로 대통령이 됐다는 의미가 강하다"라며 "그런 시대적 과제들을 수용하겠다고 한 뒤 나중에 미안하게 됐다는식으로 상황을 마무리해서는 안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에서는 후보들이 아무말이나 무책임하게 하게 될 것이다.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거짓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며 "이런식의 사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정원 사건 등에 대해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원내외 병행투쟁의 목표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이 비정상적인 선거를 치렀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정원 개혁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원내외 병행투쟁 장기화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박 대통령과의 대화의 문은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현실인식에 대한 변화가 전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비정상적인 선거를 치렀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정원을 개혁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그냥 인정하고 넘어 갈수는 없다"며 "이 문제는 체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국민들에게 소리치고 설득해야 하다. 민주주의가 회복이 안되면 민생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민주항쟁으로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보니 민주주의가 졸지에 대선 전후로 망가져 있었다. 이것만은 묵과할 수 없었다"며 "한손에는 민생을 한 손에는 민주주의를 외친 것이다. 원내외 병행투쟁을 엄동설한까지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의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다만 박 대통령의 현실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국민들을 또한번 절망시키는 자리가 될 뿐"이라며 대통령의 인식변화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국 순회투쟁 과정에서 종교계, 시민사회 여론 지도층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국민연대' 구축을 강하게 보였다.
김 대표는 종교계 인사들과 시민사회 여론 주도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선 "박 대통령과 만나서 말해보니 대통령과의 담판으로 이 문제(국정원 사건 등)를 풀 수 있는게 무망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이전까지는 서울시청 앞에서만 알렸는데 더 많은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게 됐다. 전국적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었다. 시민사회, 여론주도층 인사 등을 많이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의 시민사회 인사들에게도 위기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언젠가 필요할때 연대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며 "지금은 타이트한 연대는 아니지만 목표를 공유하는 인사들 함께하고 필요할 때 즉각 연대의 가능성을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강화된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정치권 투쟁의 문화·스타일이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천막을 친 것도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노숙투쟁도 정치권에서는 이전에 없었던 것이다. 투쟁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죽기살기로 국정감사를 준비하고 공부하고 실력으로 의전에 임하는 것도 결기"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강화된 원내외 병행투쟁이 정치사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며 "그냥 단식하고 농성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투쟁방식이지만 이제는 또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쪽잠자면서 대안세력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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