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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日 후쿠시마 원전을 가다…방사능, 서울의 8000배

[기타] | 발행시간: 2013.11.09일 03:40
'피폭 공포' 엄습

駐日 외국인 특파원 공동취재

인적 사라진 거리엔 잡초 무성

원전 다다르자 방사능 급상승

측정한 도쿄전력 직원도 '움찔'

[ 도쿄=안재석 특파원 기자 ] \

지난 7일 오전 8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J빌리지 회의실에 주일 외국인 특파원 공동취재단 21명이 모였다. J빌리지는 일본 축구 대표팀 훈련장이었던 곳. 체내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 기자들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 외신기자단 브리핑 때도 모두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한 외국인 기자의 농담에 잠깐 웃음이 퍼졌다.

J빌리지의 방사능 측정 수치는 0.2마이크로시버트(μ㏜). 서울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버스로 J빌리지를 5분 정도 벗어나자 곧바로 수치는 2.08μ㏜로 뛰었고 측정기에선 경고 표시가 깜빡였다.

J빌리지에서 북쪽으로 20㎞쯤 떨어진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 향하는 동안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황량한 죽음의 땅’ 그 자체였다. 마치 좀비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 거리마다 잡초가 무성하고,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맥도날드’ ‘세가소닉’ 등의 간판을 내건 가게들은 부서진 건물 속에서 파편과 함께 방치돼 있었다. 도로 한쪽에는 차에 치어 죽은 고양이 주위로 까마귀가 몰려들었다. 10여분을 달리자 3~4μ㏜ 정도를 유지하던 방사능 수치가 갑자기 30μ㏜로 치솟았다. 측정기를 손에 든 도쿄전력 직원이 움찔했다. 평소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40분. 도쿄전력에서 제공한 특수 내의와 특수 양말 두 켤레, 방호복, 면장갑 한 켤레, 고무장갑 두 켤레 등을 겹겹이 착용하고 버스에 탄 채 원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방사능 오염수가 저장된 H4구간 탱크 앞에서 버스가 잠시 멈췄다. 최근 들어 잇따라 오염수 누출 사고가 일어나 물의를 빚은 곳이다. 방사능 수치는 다시 37μ㏜로 올라갔다.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에 도착했다. 모두 버스에서 내렸다. 원전 사고 당시 수소 폭발로 건물 전체가 휴지 조각처럼 파손된 원전 4호기. 외부 전체를 철판으로 둘러싼 4호기 안에는 다음 주로 예정된 연료 제거 작업을 앞두고 인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건물 4층에서 내려다본 연료 풀 속엔 저만치 연료봉들이 보였다. 연료 풀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가장 많은 1533개의 연료봉이 잠겨 있다.

4호기 안에 들어서자 도쿄전력 관계자는 “방사능 수치가 109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동취재단이 들고 온 방사능 측정기에는 세 배가량 높은 ‘283~306μ㏜’라는 수치가 찍혔다.

4호기를 나와 버스를 타고 인근 해안으로 향했다. 3호기 옆 해안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무려 시간당 820μ㏜로 뛰어올랐다. 연간 피폭량으로 환산하면 약 7200밀리시버트(m㏜)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도(1m㏜)의 7000배를 넘는다.

오노 아키라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은 견학을 마치고 돌아온 기자들에게 “사용 후 연료를 제거해 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아주 위험한 일들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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