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결석’ 원인···구강위생 불량 시 잘 생겨
#영업사원 김모(34세) 씨는 요즘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다. 아무리 양치질을 하고 가글해도 입냄새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거래처 사람을 만나도 혹시 입냄새가 날까봐 자꾸 입을 가리곤 했다. 어느 날 기침을 하다가 입에서 작고 노란 알갱이가 ‘톡’ 튀어나왔다. 병원을 찾아간 김 씨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이 알갱이가 ‘편도결석’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제거한 후 입냄새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편도결석은 편도에 생긴 작은 구멍에 음식물찌꺼기와 세균이 돌처럼 뭉쳐 형성되는 것으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보통 쌀알크기의 작고 노란 알갱이로 딱딱하지 않고 무른 형태다.
편도결석은 구강위생이 불량할 때 잘 생긴다. 구강은 원래 각종 세균이 많은 곳인데 밤을 새거나 피곤할 때 등 컨디션이 떨어지면 구강상태도 안 좋아져 세균증식이 더욱 잘 된다. 세균이 증식하면 편도결석이 더 많이 생기게 된다. 구강건조증환자도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조건을 가졌다. 또 편도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비염·부비동염·후비루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도 편도결석이 생기기 쉽다.
하나이비인후과 이진석 의학박사는 “음식이나 가루가 목으로 넘어가면서 쭈글쭈글한 편도주름 사이에 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편도의 모양, 크기, 주름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른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편도가 큰 사람일수록 편도결석, 편도염 등이 잘 생긴다”고 덧붙였다.
입냄새로 삶의 질 저하될 수도
편도결석의 가장 큰 문제는 단연 입냄새. 평소 양치로 치아와 혀를 깨끗하게 관리하더라도 입냄새가 난다면 편도결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편도결석이 있으면 다른 사람뿐 아니라 본인도 그 냄새를 느낄 수 있다.
또 목이 아프거나 침을 삼킬 때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귀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편도결석은 특별히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신재민 교수는 “특별히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도 스트레스가 되거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편도결석”이라며 “입냄새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스트레스가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면봉, 손가락 등으로 제거하면 위험
여러 가지 불편을 야기하는 편도결석은 기침이나 구역질을 하거나 갑자기 힘을 줄 때 저절로 나오기도 한다. 사람들 중에는 집에서 면봉. 젓가락, 이쑤시개, 손가락 등 자기만의 방법으로 편도결석을 제거하는 경우가 있는데 삼가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는 “한번 발생한 편도결석은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는 드물고 물리적인 조작을 가해 제거해야 한다”며 “하지만 면봉, 젓가락 등 도구를 이용해 스스로 제거하면 제거 자체도 힘들고 오히려 상처가 나거나 편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도의 구멍이 생각보다 깊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안전하고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편도결석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고 한다. 환자들은 보통 한 달에 한번, 6개월에 한번 등 스스로 불편함을 느낄 때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편도결석을 제거 받는다.
심하면 수술 고려, 평소 구강관리 중요해
편도결석을 가장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법은 편도절제수술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가 아닌 이상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수술 외에도 레이저나 약물로 편도구멍을 막는 치료도 있다.
신재민 교수는 “수술은 매년 3회 이상 편도염을 앓을 만큼 편도질환에 자주 시달릴 경우 고려해볼 수 있다”며 “편도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회복되기까지 1~2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편도결석이 자주 쌓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구강위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식사 후에는 항상 양치질을 하고 가글액으로 구강 내 청결을 잘 유지해야 한다. 또 물을 자주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헬스경향 주혜진 기자 masooki@k-health.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