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적 지위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도 매년 하락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소폭 늘어
경기 부진 장기화 영향으로 우리나라 국민 중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고 가구재정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하는 비율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다만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소폭 올라갔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으로 판단하는 국민이 46.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간층은 51.4%, 상층은 1.9%였다. 총 3만8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 같은 조사를 처음 실시한 1988년에는 우리나라 국민 중 자신을 중간층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60.6%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이 비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2011년 52.8%, 올해는 51.4%까지 하락했다. 반면 자신을 하층이라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1988년 36.9%였지만 2011년에는 45.3%까지 올랐고, 올해 조사에서는 46.7%로 더 높아졌다.
또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주의 비율은 2011년 28.8%에서 올해 28.2%로 낮아졌다. 자식세대의 지위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대답도 39.9%로 2011년(41.7%)보다 하락한 반면 가능성이 낮다는 비율은 43.7%로 지난 조사(42.9%) 때보다 상승했다.
1년 전보다 가구 소득이 늘었다는 응답 비율은 16.6%로 2011년(18.1%)보다 줄었고, 소득이 감소했다는 비율은 26.1%로 2011년(25.2%)보다 늘었다. 특히 50대 가구주의 경우 소득이 늘었다는 응답 비율은 12.7%에 불과했지만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31.7%나 됐다. 또 가구의 재정 상태가 내년에 좋아질 것이라는 비율은 23.6%에 그쳤다. 2011년(25.1%)보다 줄었다. 그나마 가구 재정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응답은 22.9%로 2011년(24%)보다 떨어졌다. 이들은 가구 재정이 악화될 경우 먼저 외식비(46.7%)를 줄일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식료품비(36.9%), 의류비(28.5%), 연료비(27.3%) 순으로 나타났다.
생활이 팍팍해 지면서 기부에 대한 응답도 부정적이었다. 지난 1년동안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34.6%로 2011년(36.4%)보다 낮아졌다. 기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60.9%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기부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18.3%)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8.2%)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다만 앞으로 기부 의향이 있다는 사람은 48.4%로 2011년(45.8%)보다 소폭 늘었다.
긍정적인 조사 결과도 있었다. 과거에 비해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나아졌다는 대답은 31%로 2011년(30.9%)보다 소폭 올랐다. 항목별로 보면 보건·의료·서비스가 좋아졌다는 대답은 39.3%로 지난 조사(39.5%)보다 줄었지만 사회보장제도(31.6→32.6%)와 문화·여가생활 향유여건(35.1→35.6%)은 좋아졌다는 대답이 지난 조사보다 늘었다.
[세종=박의래 기자 laecorp@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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