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남자가 많고, 北은 심한 女超… 북한 군인·벌목공들 사고사 많은 탓
남한에선 남녀 성비가 비슷한데, 북한에선 여초(女超)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25일 통계청이 내놓은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남한의 성비는 100.3이고 북한은 95.2였다. 성비란 여자 100명 대비 남자의 숫자를 말한다. 100을 넘으면 남자가 더 많고 100에 못 미치면 여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남한(전체 5000만5000명)에서는 남자가 7만5000명 많고, 북한(전체 2442만8000명)에선 반대로 여자가 60만4000명이 많다.
북한에 특히 여성 인구 비중이 높은 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자들이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화벌이를 위해 벌목작업이나 해외건설 사업에 동원돼 무리하게 일하다 죽는 남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북한이 고난의 행군 정신을 강조하면서 남성들이 군대에서 사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기준으로 북한 남성의 기대수명은 65.6세로 남한 남성(77.8세)보다 12.2년 적다. 여성의 기대수명은 북한이 72.4세, 남한이 84.7세다.
의료 기술이 낙후된 북한에서 태아 성감별을 못하는 것도 여성 비율이 높은 이유로 꼽힌다. 탈북자인 김영희 정책금융공사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의 병원은 초음파 기구를 갖추지 못해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모르고 낳는다"며 "태아 성감별을 해서 아들을 골라 낳기도 했던 남한보다 여자가 많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남한에서도 서울 강남 지역의 남성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다소 높은 것처럼 경제력이나 의료 수준이 높으면 남성 비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기준으로 남북한 인구를 합치면 성비가 98.6이 된다. 전문가들은 통일 이후 남북한 인구를 섞으면 남한의 고령화 현상이 완화되고 젊은 여성 노동력도 풍부해져 인구 구조상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