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연예 > 예능
  • 작게
  • 원본
  • 크게

중국판 '아빠 어디가', 한국보다 더 성공한 이유는...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1.26일 14:59
가족의 식사는 아빠가 준비하는 중국, 고향의 손맛은 아버지의 손 맛

아빠와 아이가 함께 캠핑을 떠나는 컨셉의 예능프로그램인 MBC '일밤-아빠어디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까지 수출됐다. 후난(湖南)TV에서 MBC의 판권을 사들여 한국의 제작시스템 방식 그대로 제작한 중국판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는 단숨에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는 방송을 타자마자 중국에서는 높은 시청률인 1%대 이상을 기록하더니 최근엔 5%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즌1을 마감했다. 지난해 중국 최대 SNS인 '2013 웨이보(微博)의 밤' 시상식에서는 400만표 이상을 얻어 1위를 수상했다. 내년에는 영화로까지 제작된다고 한다. 중국판 유투브인 유쿠, 투도우의 사전 광고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많이 기업들이 '아빠 어디가' 앞뒤로 광고를 붙이기 위해서 비싼 광고비를 마다하지 않고 경쟁이 치열하다.

▲ 후난TV의 중국판 '아빠 어디가' 포스터


귀여운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여행을 하며 생기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에 시청자는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리얼리티를 강조한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던 한국에서 수많은 프로그램과 경쟁하기 위해 리얼리티는 살리고 차별화를 두는 일환으로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예로부터 한국은 아빠가 자녀육아에 크게 참여하지 않았다. 자녀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라고 놀렸다. 그래서 육아에 익숙하지 않은 아빠들이 엄마 없이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쩔쩔매는 모습들이 신선하게 다가와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판 '아빠 어디가'의 인기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상하이를 비롯한 화동 지역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부엌일을 맡고 있다. 아침과 저녁을 차리고 음식을 만드는 건 남자들, 아빠들의 몫이다. 동북 일부 지역에서도 아빠들이 요리를 담당하고 있다. 명절에도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먹는 음식도 아빠가 준비한다. 고향의 맛은 어머니의 손 맛이 아닌 아빠의 맛이다.

"이번 명절은 유난히 길어서 피곤할 것 같아. 친척들이 찾아오면 집에서 음식을 많이 해야 해서 명절이 너무 싫어. 특히 처가 집 식구들이 오면 장모님때문에 더 신경쓰여. 피곤해.."

상하이에 사는 내 절친한 친구의 얘기다. 상하이 사람인 왕멍은 딸 하나를 둔 전형적인 상하이 남자다. 상하이 남자 대부분은 집에서 음식을 한다. 부엌은 남자들이 출입하고 식사는 남편이 도맡아 한다.

"나는 와이프한테 일주일에 세 번 정도밖에 저녁 못한다고 했어" 결혼을 앞둔 26살의 예비신랑이 신부에게 결혼을 약속하면서 한 말이란다. 중국인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편은 울며 겨자먹기로 음식을 한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일주일 후 아내가 펑펑 울면서 왜 밥을 안 해주냐고 했다고 한다. 나는 한 번도 엄마가 밥하는 걸 본 적이 없고 늘 아빠가 음식을 해주었다며 신세한탄과 눈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직접 음식을 한다. 나이든 할머니들은 저녁시간 전 삼삼오오 아파트 앞에 모여 운동도 하고 수다도 떤다. 식사 때가 되면 창문을 열고 "여보 밥 먹어"라고 할아버지들은 소리친다.

문화혁명 이후 철저하게 집안일까지 분업화시킨 중국정부. 여성노동인력을 동원하기 위해 임신과 출산, 육아는 아내가 담당하고 청소, 음식 등은 남편이 맡아 하도록 지정했다.

특히 상하이는 옛부터 섬유로 유명한 곳으로 가정마다 물레를 돌려 실을 짜고 남편은 배달을 했다. 하루 종일 물레를 돌리는 아내는 팔과 다리, 발까지 물레질을 하느라 꼼짝을 못했다. 마시는 물, 음식 등도 옆에 있는 남편이 시중을 들었다. 목소리가 커지고 발언권도 커졌다.

아이가 태어나고 유아식을 하고 아침과 저녁을 준비하는 사람도 남편, 즉 아빠다. 어릴 적 아빠가 끓여주는 마라탕(麻辣汤), 미셴(米线) 등의 국물 맛이 끝내주는 국수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식이다.

명절이나 연말이 되면 유독 아빠의 정, 즉 부정을 소재로 하는 광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고향의 맛, 향수를 자극하는 맛은 엄마의 손맛이 아닌 아빠의 손맛이다.

▲ 중국 내 아빠, 아버지가 요리하는 광고는 일반적이다. 쇼핑몰 '1하오뎬'의 TV광고 캡쳐 화면


첫 장면은 한밤중 불도 안 켠 거실에서 우두커니 앉아서 TV를 보는 평범한 50대 가장의 모습이다. 곧이어 밖에서 술 한잔을 했는지 한참 친구들과 놀다 들어온 듯한 20대 딸이 들어온다. TV를 보던 아빠는 자리를 피해 부엌에 가서 무언가를 만드는 뒷모습이다. 술이 덜 깨 딸국질을 연방 해대는 딸에게 아빠는 아무말 없이 국수 한 그릇을 건네고 자리를 피한다. 딸은 국물을 한 술 뜨더니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빠, 늘 변함없는 그 맛이예요"라며 눈물을 툭 떨군다.

중국 코카콜라는 지난 연말 옴니버스 형식의 광고를 선보였다. 주내용은 집으로 돌아가는 여러사람의 모습을 담았다. 집으로 가는 길, 딸이 아빠에게 가는 길, 어릴 적 아빠와의 추억. 아빠가 사준 과자, 달리기를 하고 목이 타는데 아빠가 건네준 생수, 아빠가 사준 시원한 콜라 등등의 아빠와의 추억에 코카콜라 제품을 잘 녹여냈다. 추억 장면은 흑백으로 처리하고 아빠를 만나러 가는 딸의 기찻길 등을 담아냈다.

고향하면 떠오르는 어머니의 손맛, "그래 이 맛이야"를 외치던 국민 어머니 김혜자의 이미지가 중국에서는 씨도 안 먹히는 것이다. 엄마는 대부분 아이들을 혼내키는 엄한 역할을 담당한다. 아이를 달래주고 풀어주고 감싸주는 역할은 아빠의 역할인 것이다. 커서도 기억하는 고향의 모습, 푸근한 정은 아빠가 끓여주는 국수 한 그릇이면 그만이다.

식재료 관련 광고를 할 때는 주부, 여자를 메인 타겟으로 하기보다 남편, 남자가 메인타겟이 되야 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남자, 남편이기 때문에 메인 타겟을 남자로 두고 광고를 제작해야 한다. 남편의 입장에서, 일을 하면서 바쁘게 집에 들어와 식구들 저녁을 차려야 하는 소비자의 습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집에서 살림만 하면서 음식을 만드는 전업주부는 머리 속에서 지워야 한다.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5시 반이나 6시에 칼 퇴근해서 눈썹 휘날리게 집에 도착해서 하나 밖에 없는 아이와 퇴근하고 돌아오는 와이프를 위해 저녁을 만든다. 국물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 물을 우려낼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을 절약해주는 국물 맛을 내는 다시다, 고체 스프 등이 인기다. 단시간에 만들 수 있는 기름에 볶는 음식위주다. 일반적인 남자 회사원들이 야근과 잦은 회식을 피하는 이유가 음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한국은 '부엌에 남자가 들어가면 안돼'라는 잘못된 유교사상이 지배적으로 맞벌이를 하더라도 음식을 하는 사람은 아내, 여자가 될 수밖에 없다. 남편은 출산, 육아, 살림, 음식에서도 방관자가 되어 설겆이를 하는 정도다. 여자들에게는 명절이 곧 노동절이 되고 만다.

중국 법으로 지정하진 않았지만 1960년 문화혁명 이후 중국 정부는 여성들을 부엌에서 해방시키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남성과 똑같이 아니 더 경쟁해야 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여성다운 몸가짐을 버리고 남자들처럼 다리를 벌리고 앉고 치마보다는 바지를 선택했다.

'남자들과 싸워서 이겨야 해'라는 염원을 담은 엄마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여자아이들을 톰보이처럼 입히고 키운다. '신체의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당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딸들의 기를 살려준다. 가정에서도 목소리 큰 엄마를 보고 큰 딸들은 회사에서도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도 엄마와 똑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갖는다. 남편 될 사람은 음식을 잘하는지, 가정적인지 고분고분한지, 자상한지도 결혼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지 않는 중국 남자들은 왠지 더 나긋나긋하다. 길거리에서도 여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다. 남자택시운전기사와 싸워도 여자택시기사와는 절대 싸우지 말아야 한다. 조선족 동포 여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한국인 아내의 라이프 스타일을 알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사냐고 혀를 끌끌 찬다.

최악의 커플은 한국인 남편과 상해 아내의 조합이다. 야근과 회식이 잦은 한국인 남편은 상해 아내에게 온갖 구박과 타박을 받는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도 꺼내서 먹기 힘든 한국인 남편에게 식구들을 위한 음식 준비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상해 남편과 사는 한국인 아내들은 평생 호사를 누리고 산다. 자상한 상해 남편들은 한국인 아내를 위해 기꺼이 김치까지 담근다. 야근이 유난히 잦은 SK 기업의 한 계열사에 근무했던 중국인 친구는 한국인 총경리에게 눈물을 보이며 가족의 저녁을 못 챙겨줘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펑펑 울었다는 일은 주재원들에게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IBM에 다니는 중국인 친구는 오늘도 저녁식사 준비를 무엇을 할까, 음식을 무엇을 만들까 하고 인터넷을 서핑한다. 마트에 가면 장을 보는 남자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오늘도 중국 특히 상하이 남자들의 퇴근 길은 저녁준비를 위해 바쁘다. 나이든 할아버지도 젊은 신랑도 중년의 남편도 손에 음식 재료가 든 비닐을 들고 바쁜 퇴근 길을 재촉한다. 언제고 한국도 이런 모습이 보편화되기를 머리 속으로 상상하며 미소 짓는다.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분석(평일 일상생활-상하이지역)

30대 초반의 3살 어린 아내와 5살 된 딸아이를 둔 중산층 남자.

오전 6시 기상 : 출근할 준비를 하면서 두유 또는 지단빙(계란부침개 같은 중국 빈대떡)으로 간단히 아침을 차린다. 7시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중국에서는 반드시 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어야 한다. 오후 하교 때는 할머니 할아버지 등이 아이를 데리고 와 준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8시 반까지 출근한다.

8시 30분~오후 6시 회사근무.

오후 6시: 가족들의 저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야근은 생각할 수도, 회식을 자주 할 수도 없다. 일을 하다가도 6시가 되면 바로 퇴근해버린다.

오후 6시 30분 : 집이나 회사 인근 수퍼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집으로 향한다.

오후 7시 30분 : 식사 준비 완료. 2~3가지 음식을 바로 만들어서 밥 또는 국수와 함께 먹는다. (한국같이 반찬을 미리 만들어서 먹는 것보다 바로 바로 만들어서 먹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집 안의 냉장고가 거의 작은 편이다. 야채, 과일을 미리 사놓지 않고 그때그때 먹을 때마다 조금씩 사는 습관때문에 냉장고가 작은 편이며 마트와 인근 재래시장, 수퍼를 번갈아 가며 이용한다.)

오후 8시~10시 : 아이가 하나 뿐이기 때문에 딸아이의 교육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딸아이의 숙제를 봐주거나 공부를 함께하며 대부분의 저녁 시간을 보낸다. 특히 숙제가 많은 중국학교 특성상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당백시 등을 외워야 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편이다.

저녁 10시 :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중국생활 습관으로 일찍 잠자리에 든다. 특히 겨울, 해가 떨어지면 집 밖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lisaring11@naver.com)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0%
10대 0%
20대 25%
30대 19%
40대 0%
50대 6%
60대 0%
70대 0%
여성 50%
10대 0%
20대 19%
30대 25%
40대 6%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그간 열애설 상대였던 프레데릭 아르노가 CEO로 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행사에 참석해 화제다. 이날 리사와 프레데릭 아르노는 행사 내내 서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세계 최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심상치 않은 인기" QWER, 고민중독 챌린지 음악차트까지 점령 인기폭발

"심상치 않은 인기" QWER, 고민중독 챌린지 음악차트까지 점령 인기폭발

사진=나남뉴스 김계란의 걸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던 'QWER'이 쟁쟁한 대형 소속사 아이돌을 제치고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6일 멜론차트를 살펴보면 QWER의 미니 1집 '마니또(MANITO)' 타이틀곡 '고민중독'이 4위를 차지하

"버려질까봐 두렵다더니" 김승현 딸 수빈, 20대 초반에 결혼 전제 교제

"버려질까봐 두렵다더니" 김승현 딸 수빈, 20대 초반에 결혼 전제 교제

사진=나남뉴스 탤런트 김승현의 딸 수빈이가 결혼 전제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며 남자친구를 소개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6일 유튜브 채널 '김승현가족'에는 결혼 상대로 진지하게 교제하고 있는 수빈의 남자친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상 속 김승현은

"청순 미모 폭발" 성동일 딸 성빈, 폭풍성장 근황 사진 또 공개 '깜짝'

"청순 미모 폭발" 성동일 딸 성빈, 폭풍성장 근황 사진 또 공개 '깜짝'

사진=나남뉴스 MBC '아빠 어디가'에서 치명적인 장난꾸러기 매력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성동일 딸 성빈 양의 근황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일 성동일 아내 박경혜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하고 와. 콩쿨 다녀와서 바로 공연 연습. 바쁜 일상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