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아빠 어디가’는 각 출연자의 집에서 미션지를 펼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때 아이는 잠에서 깨어나고 세수하고 아빠와 짐을 꾸린다. 중국판 ‘아빠 어디가‘인 ‘빠빠취날’도 그렇게 시작한다. 하지만 집안은 보여주지 않는다. 현관에서 나오는 장면만 살짝 보여줄 뿐이다. 왜 그럴까?
임지령, 톈량, 곽도, 장량, 왕악륜 등 시즌1에 출연했던 중국 스타의 집이 너무 좋아 그 속을 다 보여주다가는 위화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MBC 김영희 PD는 ‘빠빠취날‘ 제작진에게 으리으리한 연예인의 집 내부는 보여주지 말고, 최소한의 부분만 나오게 하라고 조언했다.
‘빠빠취날’은 영화로도 개봉돼 큰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후난TV에서 시즌 2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다. 녹화 당일에는 출연자의 집 문 앞에는 팬들이 아이들의 이름이 든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중국과 우리는 사정이 똑같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건 유사하다. 육아예능과 가족예능에서 호화로운 장면이나 거대한 규모를 보여주다가는 거부반응에 직면하게 된다.
‘빠빠취날’은 밖으로 나가는 예능이고 중국은 땅이 넓어 보여줄 게 많다. 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오 마이 베이비‘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일상육아체험기이기 때문에 집안이 방송으로 보여주는 주요한 공간이 된다. 카메라가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내부가 자연스럽게 보여진다. ‘오마베‘에서 이은은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자연스럽게 이은이 살고 있는 시집의 고급리조트가 눈에 들어왔다. 승마 하는 모습, 발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우리도 저런 데 살았으면...”이라는 반응보다는 짜증을 낸 서민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아빠 어디가'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주요한 계기는 1회때 민국이가 조금은 불편한 할머니집이 배정돼 펑펑 울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재래식 화장실에 차가운 물. 이런 것들이 낯설고 불편했지만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것이다.
‘아빠 어디가’가 시즌1을 종료하면서 뉴질랜드로 여행 가고 캠핑카를 타고 다닐 때는 오히려 반응이 좋지 않았다. 가족예능이 규모가 커지면서 비호감적인 요소도 함께 생긴다. 만약 육아예능이나 여행예능에서 묵는 숙소가 고급 팬션이거나 좋은 콘도라면 굳이 방송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다.
육아예능은 아니지만 신개념 가족예능 ‘사남일녀’에서도 산촌과 어촌을 찾아나선다. 김구라와 김민종이 강원도 인제의 솟탱이골에서 재래식 화장실 인분을 퍼내며 청소하는 장면은 불편하지만 우리 시골의 환경을 그대로 체험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오바메‘ 제작진이 호화리조트 논란으로 하차한 걸그룹 샤크라 출신 이은의 후임으로 뮤지컬 배우 김소현 손준호 커플이 오는 17일부터 출연한다고 밝혔다. 부부가 뮤지컬 등 각종 활동으로 바쁜데도 육아 도우미 없이 직접 육아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시청 포인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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