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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착한' 집주인은 더이상 없다?

[기타] | 발행시간: 2014.02.15일 13:53

저금리 현상이 고착화되며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입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서민들로서는 저금리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전략을 마련해야 할 입장이다. 사진은 관악구 일대 원룸촌.

저금리가 빚어낸 슬픈 자화상 …"전세 받지 않으려 대출금도 일부러 갚지 않기도"

저금리가 마음 착한 집주인을 뒤흔드는 것인가. 보증금은 줄이고 가급적 월세를 많이 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만 간다. 이 와중에 전세는 받지 않으려는 집주인이 일부러 대출금을 갚지 않는 사례마저 나오고 있다. 대출금이 많으면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기에 전세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대신 보증금이 적은 월세 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일선에서 매물을 소개하고 계약해주는 중개인들마저 '기발한 아이디어'에 혀를 차는 세태가 벌어지고 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든 월세를 받으려는 집주인들의 전략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관악구 봉천동의 24가족이 모여사는 한 다가구주택. 이곳에는 전세입자가 없다. 모두 보증부 월세로 살고 있다. 집주인인 A씨가 은행에서 빌린 융자금이 7억원에 달한다. A씨는 월세세입자를 더 받기 위해 일부러 융자를 갚지 않고 있다. 이자를 내더라도 월세를 받는 게 낫다는 계산에서다.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을 구하려던 J씨는 대학로 인근에 보증금 1500만원, 월세 40만원으로 방을 구했다. 집주인이 월세를 더 받기 위해 2000만원은 못받겠다고 극구 반대하는 바람에 1500만원까지로 겨우 합의를 봤다. 보증금 1500만원으로 들어가는대신 집주인은 관리비를 매달 2만원씩 내라고 요구했다.

저금리 기조에 임대료 수익을 얻으려는 집주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보증금을 높이는 대신 월세를 더 내라고 요구하거나 전세를 받지 않으려고 융자금을 갚지 않는 경우도 늘었다. 보증금을 높일수록 통상 보증금 100만원당 월세 1만원으로 전환하던 월세 전환 공식도 먹히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1월 한달간 거래된 도시형생활주택 전월세가는 계약면적 12~15㎡ 기준 2000만원 이하인 거래만 총 4건이었다. 관악구 봉천동에서 1월 한달간 거래된 내역을 살펴보면 단독ㆍ다가구주택 10~30㎡ 월세 거래 35건 중 20건은 보증금이 2000만원 이하인 거래였다.

숙대 인근에 보증금 2000만원인 원룸을 구하려던 C씨는 방을 구하던 중 중개업자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을 기준으로 잡아 2000만원으로 높이려면 월세는 45만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상 보증금 10만원당 월세 1만원으로 환산한다고 생각했던 K씨는 집주인들의 횡포에 고개를 내저었다.

청파동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1000만원까지만 받으려고 해서 2000만원 이상은 찾기가 어렵다"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 기준이니 보증금을 2000만원으로 높이면 월세는 45만원을 요구하는 주인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다가구주택 등 원룸시장에서는 통상 보증금 1000만원을 높이면 월세 10만원을 깎는 방식이 통용돼왔다.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월세를 정하기 때문이다. 전월세전환율로 추산하면 12%가 된다. 게다가 올해부터 적용되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월세 전환율 상한선이 10%로 제한되지만 원룸 시장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다. 월세 전환율은 주로 재계약을 할 때 적용되는 기준이어서 신규 계약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사회 초년생들은 거주하면서 보증금을 높여가는 경우가 많은데 저금리 기조에 가계소득을 위해 월세를 많이 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늘었다. 주인과 비교해 '을' 입장인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제시한 가격대로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거주지를 자주 옮겨다니는 월세 거주자들에게는 재계약시 적용되는 '전월세 전환율' 규정이 의미가 없다.

보증금을 높이면 같은 집이라도 관리비를 더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봉천동 B공인 대표는 "보증금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이 되면 월세를 낮추는 대신 관리비를 높여 감소분을 메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관리비는 건물 유지ㆍ보수를 위해 책정하는 금액이다. 집합건물의 경우 관리비에 포함된 내역이나 사용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집주인들이 줄어든 월세 수입을 메우는 데 쓰이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B씨는 "수도세는 5000원, 정화조 청소비용 등을 감안하면 20㎡ 기준 3만원 정도가 적절하지만 집주인들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관리비를 받는다"고 말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전월세 지표들은 월세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실제로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가격대의 다가구주택은 오히려 월세가 오르고 있다"며 "해당 가격대 원룸들이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집주인들은 다른 세입자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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