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옌자오 지역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자 매일 전쟁과 같은 일상을 치른다.
베이징의 높은 집값을 피해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관심을 받아온 베이징 외곽의 옌자오(燕郊) 지역이 극심한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은 "매일 옌자오에서 베이징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30만명에 달하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주민들이 마치 설연휴 귀경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며 "출퇴근하는데만 최소 2시간에서 최대 4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실례로 매일 새벽 6기 되면 옌자오의 대형 주택단지인 상상청(上上城)5기 앞은 베이징으로 출근하려는 직장인들로 붐빈다. 때로는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인원의 줄 길이가 200미터를 넘기도 한다. 자녀와 함께 베이징으로 가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에는 새벽에 미리 나와 줄서 있다가 버스가 올 때쯤 되면 전화해서 아이를 불러내기도 한다.
기다리는 것도 전쟁이지만 승차 역시 전쟁이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만큼 버스는 승객들이 빼곡하게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한다. 자리에 앉은 승객은 잠잘 수 있지만 서 있어야 하는 승객은 서로에게 기댄 채 쪽잠을 잔다. 주민들은 "춘절(春节, 설) 연휴 기차 안이 승객들로 붐비는 것처럼 이 곳은 매일 하루가 춘절 연휴와 같다"고 말했다.
창핑구(昌平区)의 병원에서 일하는 33세 여의사 류샤오민(刘晓敏) 씨는 "궈마오(国贸)까지 가는데 40분 넘게 걸리고 궈마오에서 근무지까지 가는데 또 40분 넘게 걸린다"며 "오전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의 매일 지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을 마치고 (옌자오의) 집에 돌아가면 저녁 9시가 넘어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다"며 "출근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면 아이는 여전히 잠들어 있어 평일에는 아이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풀(Carpool, 자동차에 합승해 비용을 일정 비율로 분담)도 성행하고 있다. 메신저 큐큐(QQ) 커뮤니티나 지역 사이트에서는 '옌자오에서 궈마오까지 1인당 10위안(1천750원)' 등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직장인은 "매일 아침 7시 10분에 지정된 버스정류장에서 친구들과 만나 카풀로 출근한다"며 "차에서 30분 가량 잘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관촌(中关村) 등 서부 지역에서 근무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아 궈마오에서 시즈먼(西直门)까지 가는 대형 버스노선도 생겼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옌자오 지역의 지역 규모가 커짐에 따라 옌자오가 베이징의 '베드타운'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랑팡(廊坊)사범대학 경제학원 웨즈창(岳志强) 부원장은 "'베드타운'은 옌자오 지역의 발전 과정에서 보이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며 "베이징은 현재 퉁저우(通州)지역에 뉴타운을 건설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옌자오와 퉁저우 뉴타운 지역의 거리가 가까운만큼 옌자오는 베이징의 산업과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 2010년 옌자오 하이테크 개발구역의 등급이 국가급으로 격상되고 지난 2월말에는 중싱(中兴, ZTE)통신의 베이징연구개발센터 산하 2개 기구가 옌자오로 이전하는 등 지역 산업규모가 커짐에 따라 취업의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나중에는 베이징으로 출퇴근하는 옌자오 지역 주민들이 옌자오에서 일하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