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만줄로(70·사진) 한·미 경제연구소(KEI) 소장은 “25일 방한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공조 복원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과 거제도 등 한국의 지방 산업시설을 시찰하기 위해 지난 9일 방한한 만줄로 소장은 12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북방한계선(NLL) 포격과 무인기 사태 등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억지하려면 한·미·일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극히 중요하게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룰 이슈는.
“한·미·일 공조 회복이다. 이게 굳건해야 NLL 포격과 무인기 사태 등으로 이어져온 북한의 도발을 확실히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서 이는 극도로(extremely)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한국에선 ‘미국이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 편을 든다’는 인식이 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중요한 동맹국들이다. 미국은 차별을 두지 않는다. 다만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조정자 역할을 할 뿐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의 평가는.
“박 대통령은 아주 잘하고 있다(She’s fabulous). 지난해 취임 뒤 첫 방문지로 워싱턴을 택해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통역을 거치지 않고 미국인들과 깊고도 자연스러운 소통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적절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워싱턴 조야엔 박근혜 정부의 중국 접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나.
“내가 아는 한 그런 목소리는 듣기 힘들다. 워싱턴에선 현재의 한·미 관계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질문이 ‘한·중 관계가 좋아지면 한·미 관계가 손상되지 않겠느냐’는 뜻이라면 ‘절대 아니다(absolutely no)’라고 답하겠다. 한국이 거대 시장인 중국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걸 미국은 충분히 이해한다. 또 한국 경제가 대중 교류를 통해 보다 좋아진다면 한국의 핵심 파트너인 미국 경제도 좋아진다. 한국이 강해지면 미국도 강해지는 거다. 그런 점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에선 미국이 재정 악화로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는 빈말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에서 절대 군사력을 줄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한·일 관계가 회복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
만줄로 소장은 1992년 일리노이주 북부의 제16선거구에서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10선을 기록했다. 2012년 당내 경선에서 패하자 정계를 떠나 워싱턴의 한·미 관계 싱크탱크인 KEI 소장에 취임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 시절 동해의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에 반대했고, 2007년 하원 외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도 여당인 공화당 간사로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