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의서에는 《밥이 보약》이라는 대목이 있다. 식물본초에는 《쌀은 기운을 보충하고 갈증과 답답함을 해소하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중략혈맥을 통하게 하여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신장의 정기를 돕고 귀와 눈을 맑게 한다》고 씌여져있다.
그러나 최근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쌀은 더 이상 보약으로서 존재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다이어트의 적으로 취급받는다.
쌀(밥)은 과연 비만의 주범일가?
쌀의 영양을 이루는 주종은 탄수화물(당질)이다. 밥 한공기 200~250그람은 350칼로리의 열량을 낸다. 일상생활은 물론 두뇌활동에 절대적인 에너지 공급원인셈이다. 문제는 밥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해서 기피한다는 사실이다.
한국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승정자교수는 《하루 세끼 밥을 먹어도 실제 우리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65%밖에 안된다》며 《몸이 비만해지는것은 야채 중심의 전통식사 대신 육가공식품을 과잉섭취하고 군것질을 자주하는것이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쌀밥은 빵, 국수와는 달리 식후 혈액내 인슐린(胰岛素)수치를 서서히 증가시킨다. 인슐린수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비만세포에 지방이 많이 저장된다.
쌀은 단백질 공급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가운데 3분의 1은 쌀을 비롯한 곡류에서 섭취한다. 쌀 단백질은 다른 곡류에 비해 함량은 적지만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赖氨酸)이 옥수수, 밀가루보다 배나 많다. 또 쌀 단백질은 체내 콜레스테롤(胆固醇)이나 중성지방의 농도를 낮추기도 한다.
이뿐만아니라 쌀눈에는 가바(伽马氨基丁酸)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가바는 현미 100그람당 800밀리그람, 백미에는 5밀리그람 정도 들어있다. 이 정도의 량으로는 건강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일본 신주대학 농학부 연구팀이 물에 불린 쌀을 측정했더니 가바가 크게 증가한것을 발견했다. 물에 담그면 쌀의 배아가 발아준비에 들어가면서 가바가 크게 늘어 난것이다. 실험에 따르면 섭씨 40도 물에서 4시간후 쌀 100그람 가바 함량이 300밀리그람 이상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구로제통한의원 김성웅원장은 《쌀눈에 함유되여있는 가바성분은 혈액의 중성지방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억제하며 간기능을 좋게 한다》며 《뇌에 산소공급량을 증가시켜 신경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