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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속 희망, 아름다운 교사들

[기타] | 발행시간: 2014.04.30일 09:08
[동아일보]

선생님이 계셨다

진도에서… 단원고 교사들 남아 학부모 위로

하늘에서… 희생된 교사 유족이 조의금 기부

他학교서… “단원고 돕고싶다” 전보 지원 물결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열흘하고 사흘이 더 흘렀다. 이 비극에 수백 명의 학생과 교사가 희생됐다. 남겨진 경기 안산 단원고 교사들의 가슴은 찢어진다. 하지만 마음껏 슬퍼할 사이가 없다. 절망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교사는 사고 후유증으로 끔찍한 정신적 공황상태를 겪으면서도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아직도 생사를 모르는 자식을 기다리는 학부모 곁에 남았다. 학교로 돌아온 교사들은 선후배를 잃은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하루빨리 학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29일 실종자 가족들이 남아있는 진도체육관. 이날도 단원고 교사 2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극히 꺼리는 실종자 부모를 돕기 위해서다. 이들은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상담을 해주는 등 체육관에서 상시 대기하고 있다.

학교로 돌아온 선생님들 역시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느라 여념이 없다. 28일부터 단원고 학생들의 정상 등교가 시작되면서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시간을 늘렸다. 사고 현장에서 인양된 시신 확인에 직접 나섰던 일부 교사는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거울을 보지 못하거나 혼자 있는 공간에 들어가기 두려워하는 등 극심한 불안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남은 아이들이 방황하지 않도록 대화를 유도하고 있다.

고 김초원 교사(26)는 스승이란 이름으로 교단에 선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그의 깊은 제자 사랑은 세상을 떠난 마지막 길까지 계속됐다. 김 교사의 유족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 운영지원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단원고에 260여만 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김 교사의 모교인 공주대 사범대학 학생들이 교내 분향소에서 모은 조의금을 유족에게 전달한 것이다. 고인의 아버지 김성욱 씨(55)는 “초원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랬던 것처럼 하늘에서도 제자들을 챙길 아이다. 비록 작은 돈이지만 초원이의 제자가 될 수도 있었을 아이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원고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손길을 내밀고 있다. 단원고로 전보를 희망하는 선생님, 안식년이지만 자신의 연구 활동을 제쳐두고 합동분향소와 장례식장으로 달려온 선생님 등 다양하다. 이번 사고로 수학여행을 인솔하던 교사 14명 가운데 2명만 살아남았다. 이 때문에 경기도교육청은 23일까지 단원고 회복 지원을 위한 전보 희망교사를 모집했다. 1, 3학년 수업은 일부 재개됐지만 남은 2학년 학생들을 포함해 학교가 완전히 정상화되기 위해선 더 많은 선생님이 필요했다. 그런데 단원고를 돕겠다며 전보를 지원한 경기 지역 선생님이 줄을 이었다. ‘새로운 교사 연구 프로그램(NTTP·New Teacher Training Program) 연구년’ 기간인 교사 100여 명도 밤낮으로 단원고를 돕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의 유품 정리부터 피해 가족 돕기, 단원고 청소와 민원전화 받기 등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런 스승들이 있기에 아직 희망은 있다.

안산=최고야 best@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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