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건/사고
  • 작게
  • 원본
  • 크게

[세월호 참사]빈자리는 커지고 '홀로 남지는 않을까'…힘겹기만 한 가족들

[기타] | 발행시간: 2014.05.11일 07:19
자원봉사자 부스도 하나둘씩 철수…서러울 정도로 허전한 체육관

[진도=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



진도군 실내체육관에 떠난 가족들의 빈자리가 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우리 애기 반엔 우리 애만 남았어요. 말 잘 듣던 아이였는데 왜 마지막에 이렇게 속을 썩이는지…"

진도 실내체육관 내 가족상황실 앞을 서성이던 한 어머니는 '행여 자신이 마지막에 남지는 않을까' 눈을 질끈 감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25일째인 10일, 오전까지 실종자 수는 29명. 진도항과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각각 3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만 남아 있다.

화장실 갈 때마다 몇 분 씩 기다리고 밥 먹을 때도 자원봉사자 부스에 자리가 없어 일부러 식사 때를 피해 줄을 설 정도로 가족들로 가득 찼던 체육관이었다.

그러나 자녀를 찾은 가족들이 진도를 떠나면서 체육관에는 빈자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남은 가족들은 단 30초 만에 금방 눈으로 쉽게 셀 수 있을 정도가 돼버렸다.

"내 아이는 살아있을거야"라는 불안한 믿음부터 "오늘은 나오겠지"하는 간절한 바람까지, 사고 발생 뒤 약 한 달 동안 희망 고문에 시달린 탓에 지칠대로 지친 가족들은 모두가 떠난 뒤 홀로 남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진도항 등대에서 실종자 가족이 통곡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실종자 가족 수가 두 자리수로 줄어들면서 북적이던 자원봉사자들도 하나 둘씩 진도를 떠나고 있다.

특히 전날 밤과 이날 오전 사이 일부 자원봉사자 부스는 종적을 감췄다.

정문, 후문, 옆문 할 것 없이 체육관 주위를 빽빽하게 둘러쌌던 자원봉사자 부스가 보이지 않자 이제는 체육관 안과 밖 구분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구호품 봉지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슬리퍼를 끄는 힘없는 발소리도 멀리까지 울릴 만큼,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이 빠져나간 공간은 서러울 정도로 허전했다.

풍랑특보가 내려져 바람이 제법 세찬데도 계속 밖에만 나와 있는 한 아버지는 "사람도 점점 빠지고, 빈 자리는 늘어만 가는 게 눈에 자꾸 보이니까 안에 있으면 힘만 빠진다"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지칠대로 지쳐서 이제 울 힘도 없다는 또다른 아버지도 "나는 물론이고 마지막에 한 사람만 남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힘든데 그것까지 어떻게 감당하겠냐…"며 담배를 꺼내물었다.

체육관의 빈자리가 늘어갈수록 남은 가족들의 '참을 수 없는 기다림과 불안감'만이 퀭해진 체육관의 정적을 채우고 있다.

anckyj@cbs.co.kr

노컷뉴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100%
10대 0%
20대 50%
30대 5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7년째 기러기 아빠" 윤다훈, 부인·딸·손녀 '캐나다 뒷바라지' 충격 근황

"7년째 기러기 아빠" 윤다훈, 부인·딸·손녀 '캐나다 뒷바라지' 충격 근황

사진=나남뉴스 레전드 시트콤 '세 친구'의 주역이었던 윤다훈이 이동건과 만나 기러기 아빠 근황을 공개했다. 최근 방송한 SBS '미우새'에서는 윤다훈이 오랜만에 출연해 오랜 인연 이동건과 만남을 가졌다. 윤다훈은 "7년째 기러기 아빠, 할아버지로 지내고 있다. 큰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사진=나남뉴스 배우 이동건이 드라마 업계 불황을 언급하며 제주도 카페 창업 의지를 드러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는 19일 방송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카페 창업에 나선 이동건의 도전기가 공개된다. 이날 이동건은 진지하게 카페 창업에 대한 열정을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사진=나남뉴스 배우 고현정이 신세계 회장 정용진과의 신혼 생활을 최초로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고현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현정'에 일본 도쿄를 방문한 브이로그를 올리며 신혼 생활을 회상했다. 영상 속 고현정은 여러 행사장을 오가며 바쁘게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