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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범] 강바닥의 소나무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06.23일 07:05
아름답고 호기스럽던 강바닥의 소나무가 죽었다. 그것도 한두그루가 아니라 소나무란 소나무는 한대도 남김없이 모두 죽어버렸다. 십장수의 하나에 속하는 소나무가 어찌하면 병충해도 없이 말라죽는단 말인가? 나는 여직껏 나무들 가운데서도 소나무가 제일 건강하고 제일 수명이 길며 제일 내한력이 강한 장수나무로 알고있었다.

소나무는 령하 50~60도도 넘는 혹한에서도 끄떡없이 살수 있으며 그 엽록소도 동태되지 않아 한겨울에도 잎이 푸르다. 그래서 《사시장철 푸른 소나무》란 성구도 생겨났다. 이것은 소나무의 특징으로서 잡나무와의 구별점이다.하여 나는 소시적부터 소나무를 사랑하고 우러러보았다. 그래서 소나무처럼 땡볕도 혹한도 두려워하지 않는 견강한 사람으로 장성하리라 다짐까지 했었다….

헌데 지난 여름 도심에 있는 연집하로 나갔다가 잎이 누렇게 말라죽은 강바닥의 반아름씩 되는 소나무들을 보고 끔찍이도 놀랐다. 아니 이럴수가?! 강한과 왕가물에도 끄떡않고 드센 병충해에도 버티며 사는 소나무가 어찌하여 이렇듯 처참히 말라죽는단 말인가?

강바닥이면 말그대로 다른 곳보다 수분이 충족한 곳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잎이 누렇게 말라죽었을가? 나는 안타까움과 호기심에 모대기다 마침내 강뚝층계를 내려서 제일 가까운 곳의 소나무를 살펴보았다.소나무밑둥에는 흙깡태와 풀넝쿨과 비닐봉지 등 잡동사니들이 약 20~30센치높이까지 걸려있었다. 이것은 분명 홍수가 지나갔다는 표적으로서 지난 장마철에 홍수가 져 소나무가 모두 물에 잠겼었다는것을 충분히 설명한다.

연후 나는 다른 아카시아나무와 버드나무, 느릅나무 등을 살펴보았는데 상황은 소나무와 똑같았다. 하지만 그 나무들은 한그루도 죽지 않고 푸르싱싱 살아있었다. 괴상한 일이였다. 나는 또다시 소나무들을 살펴보았는데 병충해를 입은 흔적도 없었다.

생각할수록 미심쩍었다. 그렇다고 묵과할수도 없는 일이라 꼭 원인을 밝혀내고 싶었다. 문뜩 나의 시야에는 아름다운 녀인의 머리발 같은 미풍에 하느작거리는 수양버드나무가 안겨들어왔다. 그리고 우산처럼 푸른 하늘을 떠받치고 서있는 느릅나무와 만경창파를 련상케 하는 푸른 아카시아 나무숲이 신선하게 안겨 들어왔다. 그렇다. 이들은 소나무와 똑같은 재앙을 입고서도 별탈 없지 않은가?

나는 마침내 그 무엇을 깨달은듯했다. 나는 식물학자도 아니며 식물에 관한 리론책도 본적이 없다. 허나 나에게는 농촌에 나서 자란 생활경험이 있다. 그 어떤 곡식도 물이 없으면 자라지 못하지만 또 물이 너무 많아도 잘 자라지 못할뿐만아니라 죽기까지 한다.

나는 농촌에 있을 때 장마철에 비가 너무 많이 와 지형이 낮은 쪽의 조, 옥수수, 콩, 기장, 밀, 보리 등 곡식들이 죽어버리는것을 여러번 본적 있다. 채소도 감자, 원두, 마늘, 호박, 고추, 시금치 등은 밭에 물이 너무 오래 고여있으면 죽어버리는것을 보았다.로농들의 말에 의하면 상술한 이런 곡식과 채소들은 수분이 너무 과하면 질식해 죽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곡식과 채소도 그 뿌리가 땅속에서 호흡을 한다는 얘기가 된다.

나는 이 《리론》이 식물학적으로 맞는지는 알바 없으나 생각컨대 일정한 도리가 있다고 본다.이로 미루어보아 소나무도 틀림없이 너무 수분이 많으면 《질식》해 죽게 되는것이다. 주지하다싶이 소나무는 원래 지대가 높은 산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지대가 높은만큼 상대적으로 수분도 적다. 하여 이런 건조한 환경속에서 자라던 소나무를 수분이 다분하고 물도 자주 질수 있는 강바닥에다 인공적으로 옮겨다 심어놓았으니 환경적응이 되지 못해 죽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은 나의 추측이다. 추측이란 옳을수도 있고 틀릴수도 있다. 헌데 아이러니한것은 올봄에 들어와서 사람들은 그 강바닥의 죽은 소나무를 모두 빼버리고 또다시 그 자리에다 그만큼 큰 소나무들을 옮겨다 심어놓았다는것이다.

아직까지 큰비가 오지 않고 홍수가 지지 않아 소나무는 푸르싱싱한채로있지만 그러나 일단 또다시 홍수가 지면 강바닥의 소나무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전해의 교훈이 있는지라 사람들은 그 어떤 보호적 조취를 취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만약 그렇다면 불행중 다행이라 하겠다. 하지만 가령 아무런 조취도 취하지 않고 그냥 전해처럼 옮겨다 심어놓았다면 그 소나무들도 무사할지 근심부터 앞선다.

래년에 가서 소나무가 홍수에 죽어버리면 또 빼버리고 새것을 옮겨다심을것인가? 해마다 이런 식으로 연집하의 록화풍경을 유지할것이면 차라리 소나무보다 그 모양새도 좋고 습지에서도 잘 자라는 능수버들을 심어놓으면 더 좋지 않겠는가?

강바닥의 소나무든 산속의 소나무든 소나무에 대한 나의 사랑의 마음과 흠모의 정에는 변함이 없는지라 관심은 이어질것이다. 비록 강바닥의 소나무는 본의 아니게 우매한 인간들에 의해 기구하고도 비참한 운명으로 탈락되였지만 그 호매롭고 아름답던 기상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있다. 이린 소나무를 그 사름특성을 알아가지고 잘 가꾸었으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내가슴에 갈마든다.

/오인범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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