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너에게 색 바랜 가족사진 한장
보여주고싶구나
이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또 그 엄마의 엄마… 이렇게 많은 엄마들이
함께 단란히 모여앉아 찍은 가족사진을
언제나 따스한 눈매로
누구 일은 잘돼가냐
누구는 오돌차게 크느냐
누구는 몸 아프지 않으냐 하며
그 많은 식솔들 한 사람 빠짐없이
살펴주시던 증조할머니
바람 부나 비 오나
눈 내리나
식솔들의 따근한 밥반찬 마련하러
밭으로 들로 산으로 갔다가
가시나무들에 손과 얼굴을 긁혀
피 흘리시던 할머니
자식들 여무지게 글공부해
집안팎 동량 되길 바라며
손발 다 다슬도록
한생을 피와 땀으로 걸군 어머니
이렇게 따스한 인정 넘쳐흐르는
증조할머니, 할머니, 어머니의 사랑을
가슴에 피처럼 마시며
자란 이 엄마
이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또 그 엄마의 엄마…
집안에 따스한 사랑만 피처럼 흐르는
그런 가족사진 한장 너에게 보여주고싶구나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모두가
함께 찍은 사진이 없구나
아이야2
아이야
혼자로 크며
받는것에 익숙해진 아이야
엄마의 사랑도 아빠의 사랑도
할머니의 사랑도 할아버지의 사랑도…
사랑을 받는것에 관습된 아이야
이제부터
그 마음의 뿌리 흔들어
조금씩 남에게
사랑을 주는 법 배우렴
그러면 그 사랑의 온기가
이 엄마에게, 엄마의 엄마에게
또 그 엄마의 엄마에게… 온 가족식솔들에게
따사로이 느껴오고
또 남에게도 따사로이 느껴지고
그러면 우리 사는 삶은
따스한 사랑만으로 넘쳐날것을
아이야, 사람을 사랑하는 법 배우길…
/리순옥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