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안방극장이 그야말로 캐스팅 대란이다.
캐스팅을 만사로 여기는 한국 드라마 특성상, 언제나 캐스팅은 ‘난항’이었지만 요즘은 더하다는 게 드라마 PD들의 한 목소리다. 인지도와 연기력을 갖춘 많은 톱스타들이 영화판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고,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나들이 수준으로 몇 년에 한번 출연하기 때문. 더욱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으로 지상파 3사 경쟁 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방영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도 주인공이 확정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작품도 다반사다. 주인공을 할 수 있는 배우는 한정적인데, 작품수가 늘면서 캐스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쓸 배우가 없다’는 투정에도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신인 배우의 주인공 캐스팅 기피는 여전하다.
심지어 요즘 최고의 청춘스타로 불리는 한 남자 배우는 내년 상반기에 방영할 숱한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방송가에는 그 배우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온갖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 출연설이 돌고 있다. 그만큼 제작진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라는 동시에 많은 배우들이 드라마 출연을 꺼리고 있어 그 배우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드라마 PD는 최근 OSEN에 “다들 영화 출연한다고 드라마 시놉시스는 받아놓고 보지도 않는다”면서 “출연료를 확 높여준다고 해도 배우들이 난색을 보이기 일쑤다. 제작진으로서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라고 답답해 했다.
제작진이 주인공으로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가 극소수다보니, 과거 기피했던 물의를 일으킨 배우들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잘잘못을 떠나 소위 말하는 잡음을 일으켜 이미지에 ‘흠집이 생긴’ 배우라면, 드라마 캐스팅 제안에 호의적이지 않겠느냐는 기대 심리 때문이다. 또 다른 PD는 “제작진끼리 농담으로 모 배우가 이제는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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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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