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미선 반준환 기자][양사 고객 3천만여명...이마트카드로 휴대폰 요금결제? '이마트폰' 등 추가협력 주목]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자체 멤버십 카드를 출시하면서 KT그룹과 손잡았다. 장기적으로 양사가 탄탄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단독]이마트 '10년밀월' SKT와 결별, KT와…>
특히 이마트와 KT가 각자의 전통적 사업영역인 유통과 통신에서 고전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모색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구미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국내 1위 할인점으로 고객은 1600만명에 달한다.
KT는 휴대폰 고객만 1650만명이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방송(IPTV) 등 다른 유무선통신 분야까지 고려하면 고객수가 훨씬 늘어난다. 최근에는 통신 이외에 금융(BC카드), 방송(KT스카이라이프), 렌탈(KT렌탈)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면서 고객 기반이 더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번 제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손을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마트 카드를 통해 휴대폰 요금 포인트 적립 및 결제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이마트-휴대폰 요금 상호 포인트 적립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BC카드 인수 이후 모바일 카드 결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KT도 이마트와의 제휴는 기회다. 이마트는 멤버십카드를 모바일에 탑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소비자에게 가장 유망한 것은 통신과 금융의 융합"이라며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통해 고객, 가맹점, 카드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사업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가맹점 확보가 쉽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결제방식을 바꾸기가 어려워 국내 모바일 카드 산업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고객을 가진 이마트가 적극 지원할 경우 모바일 카드 결제 대중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와 KT의 '동거'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KT의 통신망을 빌려쓰는 MVNO(이동통신재판매) 사업자 프리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지난해 11월부터 '모바일 이마트'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명 '이마트폰'이라 불리며 저렴한 요금 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이마트가 직접 MVNO사업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는 올초부터 KT렌탈과 협력해 TV, 세탁기 등 가전렌탈 사업도 시작했다. 대형 가전제품을 약정기간에 월 사용료만 내고 쓴 뒤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되는 서비스다. 이마트가 소비자를 모집하고 렌탈 서비스는 KT렌탈이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시장포화와 성장정체로 고전하고 있지만 워낙 대중 고객 기반이 넓기 때문에 향후 다방면에서 손을 잡고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