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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포기는 인생포기”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10.10일 10:00

(흑룡강신문=하얼빈) 내 고향은 중국 흑룡강성. 고향을 떠나 20년 만에 다시 찾았다.

  흑룡강성은 중국의 가장 북쪽에 있다. 춥고 겨울이 길어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온통 추운 겨울에 스케이트 타며 넘어졌던 것뿐이다. 한국에 온 후 다시는 그곳에 갈 일이 없을 듯싶었다.

  우연히 한국에서 흑룡강성 치치하얼 명성촌 이철주 촌장을 만났다. 그리고 지난 9월 11일, 민족의 큰 명절-추석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흑룡강 조선족마을로 갔다.

  명성촌 마을은 이름 그대로 ‘유명한 마을’이다. 명성촌은 치치하얼시 교외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치치하얼시 역시 유명한 도시이다. 도시역사가 800년이 넘으며 일제치하 만주국시절 흑룡강성 소재지기도 하다.

  명성촌에는 한때 1,500여명 조선족동포가 모여 살았었는데 현재는 100명도 남지 않았다.

  그나마 중장년들은 모두 마을을 떠나 남아있는 사람이라곤 노인들과 그 손자손녀들이다. 이런 마을을 되살려 보려고 2년 전 이철주 촌장(52세)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최근 들어 촌의 가장 큰 이슈는 ‘언제 마을 개발을 하느냐’이다.

  마을에서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촌장은 이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묵묵부답. 촌장은 마을개발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마을개발이 진행되었다. 원래 학교였던 부지와 운동장은 한족기업에 팔렸다. 사용료 조건으로 연 1만원이 마을 수입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그 곳을 마을 사람들이 활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요즈음 중국에는 아파트 붐이 일면서 농촌마을에서도 아파트를 짓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명성촌의 남쪽에도 아파트가 보기 좋게 지어져 있다. 아파트를 지은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 분양이 되지 않은 빈집이 꽤 된다고 한다. 명성촌의 촌민이지만 그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고 아직도 옛집에 살고 있는 한 어르신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동네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노인들뿐인데 아파트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지. 그리고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돈 있는 젊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돈 벌어 아파트를 사놨지만 정작 이곳에서 살지 않아.

  마을 주민들에게 우선 입주권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입주할 사람들이 없으니 인근의 한족들이 하나둘씩 입주하기 시작했다. 비록 그들에게 촌민권은 주지 않지만 마을의 조선족 실거주자보다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조선족마을이 한족마을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해. 부모님들이 개간해 놓은 땅과 일궈놓은 마을을 우리가 더 이상 지킬 힘이 없다.”

  노인활동실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얘기다.

  노인활동실을 나와 마을 논밭으로 안내하면서 촌장은 몇 번이고 강조해서 말한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촌민들이 고향에 관심을 갖게 해 줘.”

  할아버지 할머니가 땅을 개간했고 부모님들은 그 것을 잘 지켜왔다. 이제는 우리가 해야 하는데, 모두가 밖에 있고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가 태어났던 곳이 없어져도 괜찮을까?

  촌장은 여러 가지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포기는 없다. 고향 포기는 인생포기.”

  “한국도 알고 중국도 알자. 법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다.”

  “조선족마을 살리기운동이 시급하다. 시간은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는다.”

출처: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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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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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를 핥아가면서 고향땅 지켜라고? 내가보기엔 조선사람은 조선땅이 살기 가장적합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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