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극장에서도 소위 '명품 막장'이 통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는 지난 1일 전국 19만 2799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이어갔다. 누적관객수는 106만 6751명. 이로써 '나를 찾아줘'는 지난 달 23일 개봉 이후 10일만에 100만 돌파를 이뤘다.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나를 찾아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 때문에 살인자로 몰리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추격 스릴러. 원제는 사라진 여자를 뜻하는 '곤 걸(Gone girl)'이다. '나를 찾아줘'는 번역되어 출간된 원작 소설 제목을 따랐다.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가 주연을 맡았다.
'세븐', '조디악', '파이트 클럽', '소셜 네트워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의 만든 데이빗 핀처의 작품. 그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연출가다. 이 오래된 거장이 원작이 있는 스릴러를 만나 이전과는 또 다른 색깔의 영화를 펼쳐보인다.
영화는 완벽한 커플에서 문제 많은 부부로 변하는 과정 속 남녀의 쫄깃한 심리전을 스릴감 있게 다룬다. 그 이야기가 예상을 뛰어 넘는 자극성이 있고, 행동에 있어 극단적이라 극 중에서도 "막장이 따로 없다'라는 번역 대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가족 사이에서 살인, 살인 미수, 불륜, 범죄 은닉 등이 등장한다. 소위 막장 드라마라 불리는 한국 드라마들과 유사점을 짚는 시선들도 있다.
하지만 그냥 '막장'이기만 한다면 개봉 이래 한 번도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대중의 마음을 흔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국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궁금증에 그치지 않고 관람 이후 입소문으로 번진 이유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있다. 결국 소재도 소재지만 중요한 것은 그 소재를 풀어나가는 방식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관계자는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 임에도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실종된 에이미와 범인으로 의심받는 남편 닉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범죄 사건과 함께 두 사람의 관계를 세밀하게 다루며 멜로 장르의 특징까지 녹여냈다. 서로에게 완벽한 상대였던 연애 초기부터 사랑이 점점 식어가고 권태기가 오는 결혼 5주년까지 섬세하게 담아내 실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중, 장년층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처럼 범죄와 멜로의 조화는 20~30대는 물론 중장년 관객층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한 관객층만을 공략한 것이 아닌, 전세대 관객들을 어필하는 '공감 스릴러'라는 점이 비수기 시장을 뚫은 힘"이라고 그 흥행 요인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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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나를 찾아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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