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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4)-경축과 《사형선고》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1.14일 09:41

예산착오와 건축자재가격의 급등 등 원인으로 하여 워낙 20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던 국제무역청사 2기확장건설공사는 나중에 6000만원이라는 놀라운 투입을 하게 된것이다.

6000만원! 지금에 와 따져봐도 천문학적인 거금이다. 6000만원이라는 투입금은 시커먼 동굴처럼 입을 떡 벌리고 나와 나의 기업을 집어삼키려 했다. 그때 나는 매일 건설현장에서 먹고자고 하면서 공사를 진척시켜나아가기 위해 단가마우에 오른 개미마냥 갈팡질팡 도처에서 돈을 꿔댔다.

어느 하루 점심무렵, 기진맥진한 몸을 일쿼세우며 점심먹을 준비를 하고있는데 누군가의 새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불이야- 국제무역청사에 불이 났다!》그 한마디 소리에 나는 눈앞이 캄캄해났다. 나는 급기야 몸을 돌려 시공현장쪽으로 냅다 뛰여갔다. 눈앞에서 시커먼 연기가 타래쳐 올라가는것을 보고 나는 그만 가슴이 무너져내려앉는것만 같았다.

(그래 하늘이 무너진게로구나! 이번에는 이 최정금이가 꼼짝 못하고 죽게 됐구나! )


당시에 《불!》이라는 소리와 같이 사람들은 분분히 청사밖으로 뛰여나갔고 나는 미친듯이 청사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어차피 죽게 된 상황이라면 죽어도 자기 상점안에서 죽어버리는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나는 단숨에 국제무역청사 11층 옥상베란다까지 뛰여갔고 거기서 란간우로 기여올라가 눈을 딱 감고 아래로 뛰여내리려 하였다. 그렇게 모든것을 끝장내려 하였던것이다. 이 위기일발의 순간, 갑자기 등위에서 웬 종업원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잠간만! 화재가 안 났어요. 상점에 불이 안 붙었어요. 최경리님!》


내가 고개도 돌리지 않자 그는 급히 해석하느라 말을 더듬었다. 《불은 시공용 거적에 붙었습니다. 상점과 상품은 아무 일없습니다. 정말 안심해도 됩니다.》 내가 멈칫하는 찰나에 그 종업원은 냉큼 나를 란간우에서 잡아끌어내렸다. 나는 또 한번 이렇게 다행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되였다.

청사가 불에 타지 않았으니 확장공사를 계속해야 했다. 공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는 온갖 궁리를 죄여짰다. 나중에 상점점포의 경영권을 예약판매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유제시대이다보니 연변의 그 어느 상점에서도 점포경영권을 예약판매한 선례가 없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말했다.


나는 종업원대회를 소집하고 입이 닳도록 경영권을 구매할것을 권장했다. 두달 남짓한 추천판매를 거쳐 일부 종업원들이 나의 말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제무역 새 청사의 경영권은 1600만원 각격에 종업원들에게 팔렸고 여기서 나온 돈으로 잠시나마 발등의 불은 끌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경영권을 예약판매하는것은 《자본주의길을 걷는것》이라고 꼬투리를 잡고 늘어졌다. 주공급판매합작사의 지도일군은 나의 작법에 대해 엄숙히 비판하였고 최후 회사에서는 나를 제명하기로 연구 결정했다. 당시 국제무역청사의 확건공사는 이미 호랑이등을 타고앉은 격이라 나를 내놓고는 누구도 이 골치거리공사를 맡으려 하지 않았다. 별수 없게 된 주공소합작사지도부에서는 나더러 계속하여 일처리를 마무리짓게 하는수밖에 없었다.


그때 암울했던 시기는 내 평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세월이기도 했다. 4000여만원의 시공자금을 빚지고 매일마다 빚독촉에 시달리면서 나는 쉴새 없이 이사를 해야만 했다. 1년사이에 12번이나 이사를 해야 했던 그 시기 다행스러운것은 당시 아들애가 옆에 없었던것이다. 만약 아들애가 옆에서 어머니가 이처럼 힘들게 살아가는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면 그애의 성장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쳤을가.


1995년 국제무역청사 2기공사가 준공되였다.인심을 격동시키는 이 시각을 위해 종업원들은 환호하며 경축할 때 나는 도리여 손맥을 놓고 기혼해 쓰러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가 내가 눈을 뜨고 깨여보니 의사는 병이 위독하다는《사형선고》를 내리는것이였다. 나는 원인불명의 혈액병진단을 받았다. 당시 의학으로서는 이 병을 치료할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고작 길어야 6개월밖에 살수 없다는것이였다.


나는 또 머리속이 하얗게 비여있었다. 내 인생이 바야흐로 호시절을 맞이하려 할 때, 나의 사업이 이제 곧 아름다운 무지개빛을 빚고있을 때, 나의 아들이 이제 겨우 13살밖에 안되여 독립생활도 할수 없을 그때, 하물며 이때 나는 병마에 시달려 죽어야 한단 말인가.

/ 연변국제무역구룹 회장 최정금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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