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귀임 기자] 보고 또 보고 싶은 블랙홀 드라마가 탄생했다. ‘피노키오’가 쫄깃한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스페셜 ‘피노키오’(박혜련 극본, 조수원 연출) 1회에서는 잘못된 언론 보도 때문에 가족을 잃은 최달포(이종석)의 아픈 과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최인하(박신혜)의 반 학생들은 전교 1등의 퀴즈 프로그램 출연을 보기 위해 단체로 TV를 봤다. 이 때 전교 1등을 상대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전교 꼴찌 최달포였다. 최달포는 퀴즈를 풀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최달포의 본명은 기하명(남다름)이었다. 아버지 기호상(정인기), 어머니(장영남), 형 기재명(신재하) 등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자랐다. 행복도 잠시, 소방 반장이었던 기호상은 화재를 진압하러 나섰다가 실종됐고 함께 출동했던 동료 9명은 사망했다. 언론 매체들은 치열한 취재 경쟁을 펼치며 이를 앞 다퉈 보도했다. 이 가운데 송차옥(진경)은 자극적인 취재를 이어나갔다. 동료 기자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 결국 어머니는 기하명과 자살을 결심, 바다로 갔다. 다음 날 이 소식을 접한 어린 기재명은 언론 매체에 분노했다.
5개월 후 최달평(신정근)은 어린 최인하(노정의)와 함께 향리도에 있는 최공필(변희봉) 집으로 향했다. 최공필이 치매라고 생각, 이혼한 최달평은 그를 돌보기 위해 최인하를 데리고 이사한 것. 이 때 기억이 왜곡된 최공필은 기하명을 죽은 큰 아들 최달포로 소개했다. 최공필과 최인하는 당황했으나 이내 최달평을 위해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최달포는 최인하가 송차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다시 퀴즈 프로그램으로 돌아갔다. 최달포는 모든 문제를 통과했고 최인하는 기뻐했다. 최달포가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TV로 우연찮게 본 기재명(윤균상)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역시 믿고 보는 드림팀이었다. 지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로 대박을 터트렸던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는 ‘피노키오’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대사와 연출, 그리고 쫄깃한 분위기가 가득했던 것. 흡입력 있는 전개 역시 일품이었다.
특히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신재하 남다름 노정의 등은 아역이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초반 이목을 사로잡는데 큰 몫을 했다. 이종석 박신혜 등도 짧지만 물오른 연기를 펼쳐내며 앞으로의 내용을 기대케 했다. 이필모 진경 정인기 변희봉 강신일 역시 극을 묵직하게 이끌었다.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도 강했다. 과열된 취재 경쟁과 루머 양산,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상처 받고 고통 받는 뒷이야기를 실감나게 담아냈다. 때문에 가볍게 보면서도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 느낌을 안겼다.
그런가하면 극중 등장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은 가상의 설정이다. 거짓말을 할 경우 딸꾹질을 하는 것. 이에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퀴즈 문제나 캐릭터 상황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인 대목.
시작은 분명 합격점이다. 하지만 이를 잘 이끌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피노키오’ 팀은 첫 방송부터 쏟아진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또 배우들의 연기 호흡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피노키오’는 거짓이름으로 사는 남자와 거짓말을 못하는 여자의 청춘 성장 멜로를 그린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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