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마국광 기자=중국 하얼빈의 명물 쇼핑거리 중앙대가에 낙서 허가 구역이 조성됐다. 눈조각에 낙서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앙대가관리처는 겨울에 할빈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해마다 거리 양켠에 눈조각을 만들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호의가 헛수고로 돌아가고 있다. 구경하는 것만으로 성차지 않아 눈조각에 낙서를 해대기 시작한 것이다.
2년 전 말춤 추는 싸이를 본따 만든 눈조각의 중요 부위에 누군가 낙서를 해 보기 민망한 모습으로 변했다. 그뿐 아니라 건물 외벽의 동상에도 검은칠을 해놓는 현상도 있어 한 때 인터넷에서 하얼빈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는 비난의 소리로 들끓었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맘놓고 낙서할 수 있도록 하는 '눈 낙서존'이다.
거리양켠 눈조각작업이 시작되면서 최근 중앙대가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 집채만한 눈덩이를 마련했다.
이 조치는 즉각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표시를 남기기 시작했는데 손이 닿는 곳이면 글자들로 도배됐다.
이런 조치는 중국 관광명소들의 아이디어를 본받은 듯 하다. 연초 조성한 만리장성 무톈구(慕田峪) 구역의 특별 낙서 구역에선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필적을 남길 수 있다. 또 다른 유명 관광지로 낙서로 몸살을 앓았던 허베이성 우한시의 황학루에는 지난해 3개의 전자 낙서벽이 세워졌다.
중국에서 전자 낙서벽은 이미 그 효용성이 증명됐다. 중앙대가 관리처의 이런 조치가 사람들의 흔적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