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명(昆明)에서 기상악화로 여객기 출발이 지연되자 불만을 품은 일부 승객들이 비상탈출구 문을 여는 바람에 여객기가 긴급 회항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승객들은 7시간 가량 출발이 지연된데다 승무원들의 고압적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승객들의 행동이 매우 위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3시 17분쯤 곤명공항에서 베이징으로 가려던 중국 동방항공 MU2036편 보잉 737-800 여객기가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기체 중앙의 비상탈출구 3개가 개방된 사실을 발견, 이륙을 포기하고 계류장으로 돌아갔다.

지난 10일 오전 3시17분쯤 중국 윈난성 곤명공항에서 베이징으로 출발하려던 여객기의 비상탈출구가 열려 있다.(자료:웨이보)

지난 10일 오전 중국 윈난성 곤명공항에서 일부 승객들이 여객기 비상탈출구를 열어 버리는 바람에 여객기가 회항하자 경찰들이 여객기안으로 들어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자료:웨이보)

원래 이 비행기는 지난 9일 오후 8시45분 출발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요일 새벽까지 내린 눈으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은 10일 오전 1시40분에야 탑승을 마쳤다. 여기에 활주로와 기체에 대한 제빙 작업이 진행되면서 출발이 계속 늦어졌다.

기내안에서 이륙을 기다리던 중 나이가 많은 여성 승객이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했고 다른 승객들도 기장의 설명을 요구했다. 일부 승객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밝혔지만 승무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한 승객은 "부기장이 상황을 설명하면서 감정적이었으며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승객이 경찰을 불렀고 승객들이 이륙을 막으려 비상탈출구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부기장이 통제력을 잃었으며 위험하다고 판단, 비행기를 세우려 비상탈출구를 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방항공측은 부기장이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당시 이 비행기에는 승객 153명이 타고 있었으며 25명의 승객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나머지 승객들은 다른 항공편으로 베이징으로 향했다. 현지 공안은 승객들을 선동한 혐의로 베이징의 여행사 여성 가이드 한 명과 비상탈출구를 강제로 연 남성 승객 한 명에게 각각 구류 15일의 처분을 내렸다.

항공잡지 편집장인 판카이는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에 "수 시간 출발이 지연된 승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항공사측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라고 항공사측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하지만 승객들이 비상 탈출구를 여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은 매우 위험했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달에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비행기를 처음 탄 50대 중국인 남성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이유로 비상구를 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항공편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기내 폭력과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신사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