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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황사, 미세먼지 그리고 뇌

[기타] | 발행시간: 2012.04.07일 12:30

- 서울에서 살면 런던, 워싱턴보다 뇌가 더 빨리 퇴화 -

서울의 공기 많이 깨끗해졌다. 하지만…

10년 전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엔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76㎍/㎥ 그리고 지난해에는 47㎍/㎥ 이었습니다. 서울의 공기가 10년 새 40% 이상 좋아진 겁니다. 그렇다면 47㎍/㎥ 는 어는 정도 수준일까요? 영국의 런던 22 ㎍/㎥, 프랑스 파리 24 ㎍/㎥, 일본 동경 29㎍/㎥, 미국 워싱턴 16㎍/㎥ 입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의 미세먼지 농도 권고기준은 20㎍/㎥입니다. 47이라는 숫자는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수준입니다. 그리고 황사가 잦은 4, 5월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1년 중 가장 높습니다. 황사에는 눈에 보이는 노란색 먼지만 있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도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뇌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병을 악화시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황사가 오는 날에는 호흡기 병이나 심장병이 악화돼 이들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5% 정도 높아집니다. 그런데 올해 2월 미국 하버드 의대가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뇌졸중 환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미세먼지가 높은 곳에서 24시간 동안만 있어도 급성 뇌졸중 위험도가 무려 34%나 높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PM 2.5라고 하는 직경이 2.5 마이크로미터보다 극미세먼지의 농도가 15-40 ㎍/㎥ 정도 되는 곳에서 24시간 노출되어도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PM 2.5에 대한 기준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찾아봐도 PM 2.5의 농도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 머물 곳의 극미세 농도가 높지 않기를 그저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 미세 먼지가 뇌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것도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이 1만 9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해 올해 2월, 아카이브스 인터널 메디슨이라는 국제 논문을 통해 발표한 것인데 이 결과도 역시 충격적이었습니다. 평균 10년의 거주 기간을 기준으로 미세먼지농도가 10 ㎍/㎥ 높아질 때마다 뇌의 인지기능 퇴화속도가 2년씩 빨라진다는 겁니다. 이 계산법을 적용해 보면 서울에서 10년 살 경우 영국 런던이나, 미국 워싱턴에서 살 때보다 5년 더 빨리 뇌의 인지기능이 퇴화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미세먼지가 어떻게 뇌까지?

뇌는 BBB(Blood-Brain-Barrier)라고 하는 치밀한 조직에 둘려쌓여 있어서, 병균이나 외부 물질이 침입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는 혈관으로 주사한 약물도 이 벽에 막혀 뇌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미세먼지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코를 통해 허파로 들어갑니다. 허파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이 염증 반응이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갑니다. 그리고 심장의 염증반응은 심장에서 나오는 뇌혈관을 타고 머리로까지 번져나가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미국 로체스터 대학이 미세먼지가 직접 뇌로 들어갈 수 있는 경로를 밝혀 냈습니다. 코 속에는 냄새를 맡는 후각신경이 있는데, 후각신경은 뇌와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후각 신경이 미세먼지가 뇌로 들어가는 터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미세먼지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입혀 쥐에게 들이마시게 해봤더니, 이 먼지가 후각 신경을 타고, 후각 신경이 위치한 뇌의 전두엽에 도달합니다. 그 후 백질이라고 하는 뇌의 연결 구조물을 통해 뇌 전체로 퍼지면서 뇌에 광범위한 염증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미세먼지가 우울증도 악화시킨다.

2010년, 우리나라 세브란스병원에서 놀라운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국가 통계청 자료를 받아서 미세먼지 농도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봤더니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날과 그 다음 날의 자살 위험도가 9% 높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는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미세먼지가 뇌에 만성 염증을 일으켜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게 하루 이틀 만에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는 왜 그런지 그 기전을 명확하게 밝히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발표된 미국 연구를 보면, 미세먼지는 24시간 만에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고, 직접 뇌로 침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확인 되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도 하루 이틀이면 충분한 셈입니다.

미세먼지 어떻게?

자동차가 많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와 자동차가 별로 없는 제주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가 내부의 원인으로 좌우되는 시기가 지났다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가장 큰 원인을 중국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까운 인천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고, 중국으로부터 황사가 잦은 봄철에 미세먼지 농도가 연중 가장 높습니다. 미세먼지는 일반 마스크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까지 막을 수 있는 마스크가 안전합니다. 특히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미세먼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합니다.

조동찬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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