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영 기자] 이젠 온주완 차례일까. '펀치'의 인물들이 시간지날수록 이기적인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며 결국 너도 나도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처음엔 조재현이, 곧이어 최명길이, 이젠 온주완까지 시청자의 믿음을 여지없이 깨뜨리며 허를 찔렀다.
16일 방송된 SBS 월화극 '펀치'에서는 지숙(최명길)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생명까지 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숙은 자신의 아들의 병역비리 관련 서류가 담긴 칩을 확보한 하경(김아중)에게 애걸한다. 같은 엄마로서 동정을 하고, 하경은 그런 지숙의 설득에 넘어가 지숙과 만나기로 한다. 지숙은 하경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하경을 발견, 자신의 차를 그대로 돌진해 하경을 치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칩을 빼앗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자신을 믿어온 하경에게 그런 짓까지 하는 지숙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아연질색했다. 하지만 악행은 그대로 호성(온주완)에게 전달됐다. 지숙의 그런 모습을 발견한 호성은 충격에 빠진 것도 잠시, 그 자리를 수습하고 지숙을 찾아간다. 호성은 지숙에게 하경의 사건을 덮을 수 있다며 "신시가지 도로라 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목격자도 없었다. 만약 하경이 깨어나지 않는다면...검사님을 위해 기도하라"라고 섬뜩한 말을 했다.
이후 정환(김래원)은 지숙이 하경의 뺑소니범이라는 증거를 모으고, 지숙의 차량을 조사해 하경의 혈흔을 발견한다. 궁지에 몰린 지숙에게 호성은 다시 한번 악의 손길을 내민다. 호성은 지숙의 아들이 그 사고 차량을 몰았던 것처럼 조작해 지숙의 아들을 대신 구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성은 아들을 잡는 에미는 될 수 없다는 지숙에게 "검사님은 왜 하나도 잃지 않으려고 하냐"며 "태준(조재현) 총장을 잡고 꼭 검찰을 쇄신하겠다"고 설득했다.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정의로운 검찰을 위해 태준을 꼭 잡아야겠다고 했던 호성. 초반 그런 호성의 모습은 법을 제대로 집행하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지숙처럼 정의의 편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지숙이 자신이 세운 대의를 위해 태준과 손을 잡고 위태로운 행보를 할 때도 직언을 아끼지 않는 부하였다. 하지만 그런 지숙 옆에 있으면서 배웠던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대의를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던 지숙의 모습은 어느새 호성까지 물들이고 있었다. 아니 지숙을 넘어서는 섬뜩함을 보였다. 왜 악은 이렇게도 쉽게 전염이 되는 것일까.
이제 누가 정의의 편이고 악의 편인지 알 수 없는 '펀치'.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이 드라마의 결말이 몹시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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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펀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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