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동의의료원 제공
소화기 질환 증상·대처법 Q&A
소화기 질환 증상·대처법 Q&A
'위가 더부룩하고 메스껍고 소화가 안되는데 이유는?', '명치 아래가 아픈데?', '소화가 안되면 죽을 먹어야 하는가?', '아침 공복 시 냉수가 좋은지?'. 소화기내과 진료실에서 자주 호소하는 증상들에 대한 궁금증을 모아 양웅석 동의의료원 명예원장이 '당신의 위장은 건강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소화기질환의 대표적인 증상과 대처법을 간추려 문답식으로 재구성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인 양 원장은 부산대병원 병원장,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회장, 대한췌담도연구회 회장 등을 지냈다.
# 소화가 잘 안되면 죽을 먹어야 하나 ?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장기간 죽을 먹을 필요가 없다. 급성 위염 등으로 심하게 불편할 때에는 며칠간만 죽을 먹고 상태가 좋아지면 보통 식사로 바꾸어야 한다.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해서 기간 제한도 없이 무조건 죽을 먹으라고 하는 것은 환자에도 도움이 되는 처방이 아니다.
명치 아래 통증 지속 땐 위염 의심, 내시경 검사해야
여성의 아랫배 통증은 자궁 등 골반 안쪽 이상 많아
아침 공복에 냉수 마시면 수분 보충·위 보호 효과
위벽에는 3개 층의 근육이 있는데 오랜 기간 죽을 먹으면 위 근육이 무력해진다. 병상에 오래 누워 있는 환자들도 '위 조깅'이 필요한데 평소 먹는 일반 음식으로 위 근육을 회복시켜 주는 운동을 말한다. 위가 더부룩하고 메스꺼운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명치 아래가 아픈데 ?
명치(가슴뼈 아래 오목 들어간 곳) 부분 아래에 통증이 있다고 호소하는 환자는 대부분 위염이고, 소화성궤양이나 가끔 위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진행성 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으니 1~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명치 부위의 통증은 담석증, 담낭염, 췌장이나 심장질환이 있을 때 나타날 수도 있다.
# 위장약을 오래 복용해도 되나?
위장약은 일정 기간만 사용하고 장기간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위장질환 치료약으로 흔히 위산 억제제, 제산제, 소화제를 사용한다. 어떤 약물은 소화제와 같이 체내에 들어가면 치료에 필요한 약 성분이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 내지 소화되어 약효가 떨어질 수도 있다.
위는 산도 2 정도의 강한 산성을 유지하고 있어 침투하는 세균을 막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물이나 음식에 오염되어 들어오는 세균을 살균시켜 위암을 예방하고 소장으로 칩입하는 세균을 막는다. 그래서 젤 형태로 된 위장약을 한 봉지 먹었다면 파수꾼이 6~8시간 자리를 비운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위장약은 치료에 필요한 처방 기간 이외에 장기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 비타민C가 위암을 예방한다는데?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성 물질로 나이트레이트(질산염)가 있다. 비타민C는 이 발암성 물질의 생성 과정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음식을 먹고 난 후 비타민C가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 위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음료수나 음식에 오염된 세균이 위의 발암성 물질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깨끗한 식수와 음식을 먹어 세균이 위장으로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 아침 공복 때 냉수가 좋은가?
약수터에서 아침 공복에 마시는 냉수가 위장에 도움이 되는지 묻는 사람이 많다. 밤새 호흡을 통해 체내 수분이 빠져 나간 상태에서 등산으로 땀을 흘리게 되면 더욱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 때 마시는 물은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어 생리적으로 바람직하다. 또 밤새 공복 상태의 위장에 분비된 위산은 위벽을 공격할 수도 있어 냉수는 위산을 중화시켜 위를 보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아랫배가 아픈데 원인은?
남성에서 하복부 통증은 대부분 대장의 이상을 의심하는데, 가끔 방광이나 비뇨 생식기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 대장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설사, 변비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동반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대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성이 배가 아프면 '자궁을 의심 하라'는 말이 있다. 여성의 아랫배 통증은 자궁, 난소, 나팔관 등 골반 안쪽의 이상일 때가 많다. 특히 자궁 주위 염증이 골반을 싸고 있는 장관막을 자극하여 대장이 간접적으로 자극을 받아 아랫배가 아프고 설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아랫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면서 변에 점액, 혈액 등이 묻어나오면 대장염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 맥주를 마시면 설사가 나고 아랫배가 아픈데?
맥주를 마신 후에 변이 무르게 나오고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대부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다고 보면 된다. 대장 검사에서 특이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맥주의 성분이나 제조 과정에서 특수한 물질이 대장에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증상이 자주 일어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고 맥주를 피하거나 줄이면 된다.
# 침에 피가 묻어 나오는데 그 이유는?
입 안의 치주염이나 혀의 염증 및 암 등으로 피가 나올 수 있다. 후두염이나 코피가 목으로 넘어 오는 경우도 있다. 폐나 기관지에서 출혈하는 경우는 대개 기침을 동반한다. 식도나 위에서 출혈하여 입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구토를 동반한다. 침에 피가 묻어 나오면 이비인과에서 먼저 진료를 받고 이상 소견이 없으면 내과를 찾는 것이 좋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