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큰코영양이 열흘 새 9만 마리나 폐사하며 사태가 환경재앙 수준에 이르고 있다.
카자흐스탄 농업부는 성명을 통해 "11일 코스타나이에서 발견된 117마리를 시작으로 북부지역에서 지난주까지 총 9만 마리의 큰코영양이 죽은 것으로 본다"고 텡그리 뉴스 등 현지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당국은 현재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큰코영양의 사체를 묻은 지역의 주민들에게 위생 장갑과 마스크 등을 무료로 지급하며 방역에 힘쓰고 있다. 또 큰코영양이 폐사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약 600명의 인원과 100여대의 특수장비를 투입해 사체를 처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큰코영양에 치명적인 파스튜렐라 전염병이 집단 폐사의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에 폐사한 대부분의 큰코영양은 파스튜렐라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암컷과 어린 새끼였으며 사체에서는 이 병의 징후인 코와 입 주위에 다량의 피가 발견됐다.
카자흐스탄과 몽골, 러시아의 초원지대에 사는 큰코영양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100만 마리에 달했으나 마구잡이 사냥으로 그 수가 급감해 2000년에는 고작 2만 마리만 남았다.
이 때문에 2002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됐다.
이후 큰코영양 서식국가들의 노력으로 그 수가 증가해 카자흐스탄에서는 지난해 기준 약 25만 6천 마리가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집단폐사로 약 40%의 큰코영양이 사라진 카자흐스탄은 영국, 독일, 러시아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종 보존을 위한 긴급대책 마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