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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무엇으로 돈을 버나?

[기타] | 발행시간: 2015.06.15일 19:49
화려한 청사진 뒤 어두운 그림자



지난 5월 28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I/O 2015’에서 순다르 피차이 선임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애플 7505억달러, 구글 3680억달러, 페이스북 2223억달러, 아마존 1998억달러. 전부 합치면 1조5406억달러다. 지난 6월 1일 기준, 글로벌 4대 IT 기업의 시가총액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 4490억달러다. 전 세계 14위다. 글로벌 4대 IT 기업의 시가총액이 5000만 한국인의 국내총생산을 능가한다. 스톡옵션 형식으로 4대 기업 직원이 갖고 있는 주식 시가총액도 1인당 평균 600만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2014년 미국의 명목 GDP는 17조4160억달러로 전 세계 1위다. 미국 경제에서 4대 IT 기업의 가치는 전체 GDP의 9% 가까이 된다. 웬만한 나라를 통째로 사고도 남을 정도의 재력이다.

20세기 말, 나아가 21세기 초에 갑자기 출현한 이들 4대 IT 기업은 전도양양 백전백승의 불침선(不沈船)으로 비쳐진다. 글로벌 불황이라고 하지만 이 IT 기업들은 끄떡없다. 아이폰, 구글폰과 같은 디바이스의 판매량도 중국과 다른 개발도상국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55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광고시장(2014년 기준)도 이들 IT 기업을 통해 확장되고 있다. 닭과 달걀의 관계겠지만, IT 디바이스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광고시장도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상대적이지만 4대 기업 사이에도 성적이 매겨지면서 미래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당분간일 수 있지만, 장밋빛 미래로 점쳐지는 이른바 1군 기업과, 먹구름으로 뒤덮일 것이 예상되는 2군 기업으로 일단 분류된다. 1군, 2군의 근거는 최근의 수익실적과 앞으로 보여줄 수익가능성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된다. 간단히 말해 ‘돈으로 증명해 보여라(Show me the Money!)’라는 발상이다. 앞으로 돈이 될지 여부에 대한 통계를 근거로 한 객관적 판단이다.

4대 기업의 규모와 사업 영역은 넓고도 깊다. 1군에 비해 2군의 미래가 밝지 못하다는 건 ‘상대적인 비교’일 뿐이다. 그러나 20세기 IT의 황제로 군림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황혼기업으로 전락한 것과 마찬가지로, 2군 IT 기업으로 찍힌 구글과 아마존닷컴도 ‘특별한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재판이 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미국 IT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미국 IT 전문가들에 따르면 4대 IT 기업 가운데 1군에 들어가는 것은 애플과 페이스북이다. 2군은 구글과 아마존이다. 이들 기업 가운데 필자가 주목하는 곳은 2군에 소속된 구글이다. 미디어에 비쳐지는 구글만큼 다채롭고 화려한 기업도 드물기 때문이다.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에 관한 뉴스도 많지만, 구글은 뭔가 기발한 뉴스의 진원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다소 뜸해진 상태지만, 거의 매달 특이한 뭔가를 하나씩 터트린다. 무인 자동차, 행성의 자원 탐사, 전투용 로봇, 우주로 퍼져가는 인터넷…. 구글이 제시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되는 즉시 인류의 미래를 가늠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아 왔다. ‘70대 노인 부부를 위한 저렴한 가격의 무인 자동차 서비스’ ‘작은 혹성을 지구 근처로 끌어들여 지하자원 개발’ 등 꿈 같은 얘기들이 구글만의 ‘찬란한’ 이미지로 정착된다. 1군에 속하는 애플이나 페이스북도 구글의 휘황찬란한 스토리에 비하면 촌스럽게 느껴진다. 우주로 향하는 구글과 비교할 때,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아이튠즈, 페이스북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들은 ‘지구 차원’의 고만고만한 얘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토록 가슴 설레게 만드는 신시대 상징 구글이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렇게 밝지 못하다. 왜일까?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구글은 묘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구글의 새로운 프로젝트나 사업이 논의되는 즉시 구글 주가가 1% 정도 떨어진다. 구글의 새로운 사업은 미래지향적이고 인류가 추구할 이상적인 영역을 포괄한다. 구글 전체 직원 수는 5만5000명이다. 21세기 최고의 직장으로, 전 세계 모든 젊은이가 흠모하는 곳이 구글이다. 자연히 최고의 머리와 정열이 구글로 집중된다.

그러나 투자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인재들의 보고’로서의 구글에 머물지 않는다. 역시 돈이다. 달나라에 가서 광물을 캐온다는 얘기는 신문 방송의 핫뉴스감이 되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과연 언제 그 같은 일이 현실로 나타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답이 궁해진다. 무인자동차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를 개척하는 구글의 혁신적인 모습이 전 세계에 전파됐지만, 투자가들의 초점은 ‘돈이 될까?’라는 부분에 집중될 뿐이다. 답이 모호해지면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뜨는 순간 구글의 주가도 1% 정도 하락하는 묘한 징크스가 나타난 것이다.

지난 5월 28일부터 이틀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Google Developers Conference)는 구글의 징크스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증거다. 구글의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 개발과 개선에 관한 수많은 프로젝트가 발표됐지만, 정작 주식시장에서 구글의 가치는 정확히 1% 정도 떨어졌다. 화려하고 아이디어도 좋은데, 사업성이 약하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구글은 내리막일까? 그렇지는 않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뜨는 순간 잠시 주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가가 조금씩 다시 오른다. 낙관적 관망의 결과라 해석할 수 있다. 프로젝트 발표 직후 1% 내렸다가, 다시 새로운 프로젝트가 뜨기 직전까지 주가가 2%가량 올라가는 식의 널뛰기 성장세가 구글 주식의 특징이다. 구글이 지난 2년간 보여준 주가의 상승률은 약 25%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최고 정점에 달했을 때보다 무려 8%가 떨어진 수준에서 연말증시를 장식했다. 사실 2년 평균 25%의 증가율은 낮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전체 주식 시황에 비하면 한참 낮다. 나스닥 주식시장 전체를 볼 때 지난 2년간 성장률은 무려 46%에 달한다. IT 기업의 경우 100%를 넘어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나스닥 평균에도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여준 곳이 구글이다. 소문도 요란하고 유명한 뉴스 메이커이기는 하지만, 내실은 빈약하다는 것이 구글에 대한 평가다.

2014년 한 해 동안 구글이 벌어들인 총매출액은 450억달러에 달한다.(참고로 삼성전자는 2062억달러) 55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총 광고시장의 9% 정도를 구글이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2013년에 비해 무려 19%가 증가한 액수다. 주식시장에서의 1년간 가치상승을 넘어선 액수다. 지난 3년간 구글의 총 매출액을 보면 매년 20% 가까운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4분의 3을 장악하고 있다.(2015년 2월 기준) 하루 평균 30억건의 검색이 구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검색을 통해 결과를 얻어내는 순간 구글 웹사이트 오른쪽 공간에 검색 내용과 관련된 직접 광고(Direct-Response Ads)가 뜬다. ‘맨해튼’ ‘저가 호텔’이란 두 개의 키워드를 검색창구에 넣는 순간 웹의 오른쪽 상단에 뉴욕의 수많은 저가 호텔들이 나열되는 식이다. 광고를 클릭하면 가격과 투숙 가능일이 곧바로 제시된다. 30억명 모두가 광고를 열어보지는 않겠지만, 1%만 클릭한다고 해도 하루 3000만이다.



지난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 캠퍼스에서 시험운행 중인 구글 전기차. 올 여름 선보일 이 전기차에는 가속페달도, 핸들도 없다.

▲ 지난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 캠퍼스에서 시험운행 중인 구글 전기차. 올 여름 선보일 이 전기차에는 가속페달도, 핸들도 없다.

동영상의 원조인 유튜브에 대한 수요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데스크톱,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을 활용한 전방위 검색 기능이 바로 구글이 쌓아온 ‘원초적인 힘’의 근간이다. 450억달러에 달하는 지난해 구글 총 매출액의 90%는 바로 이같은 글로벌 1위 검색창구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상황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투자가들의 욕심이다. 매년 20% 성장세를 거듭해온 게 구글의 실적이지만, 투자가들이 원하는 규모에는 못 미친다. 적어도 30% 이상의 성장세를 요구하는 것이 투자가들의 ‘탐욕스러운’ 요구다.

둘째 모바일 변수다. 구글의 검색창구가 천하제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뒤를 맹렬히 추격하는 곳이 4대 IT 기업의 막내 격인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이 세계 젊은이들의 공용 SNS로 정착하면서 구글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통한 검색이 일상화되고 있다. 하루 페이스북 내 검색창구 이용건수는 10억건이다. 페이스북은 구글의 직접 광고를 모방해 이를 모바일에 옮긴 회사다. 구글의 검색창구와 광고를 갉아먹는 경쟁자가 페이스북이다.

지난 5월 25일 구글은 흥미로운 뉴스를 전 세계에 알렸다. 검색창구 활용 건수로 볼 때, 모바일이 데스크톱을 눌렀다는 뉴스다. 구글이 뉴스를 제공한 이유는 안드로이드 체계하의 구글 모바일 생태계를 자랑하기 위해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계가 유저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투자가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다른 각도로 보면 답이 달라진다. 모바일을 장악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페이스북의 총매출액은 115억달러에 달한다. 구글의 2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3년에 비할 때 성장률은 무려 65%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구글의 19% 성장률에 비해 3배 이상이다.

모바일은 21세기 IT의 주인공이다. 데스크톱은 20세기의 역사로 넘어가고 있다. 처음부터 모바일을 중심으로 IT 기반을 닦아온 페이스북이 데스크톱에서 출발한 구글보다 한층 더 유리하다. 애플, 아이폰 외의 IT 디바이스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계로 흡수된 것은 사실이지만, 페이스북 검색창구의 경우 구글 이상의 성장세로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당장은 전방위 검색창구인 구글이 이기겠지만, 가까운 장래에 모바일을 앞세운 페이스북이 구글을 압도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진다.

5월 말의 샌프란시스코 개발자 콘퍼런스는 2군으로 추락 중인 구글의 실상을 확인시켜준 이벤트다. IT 업계 대부분은 무인자동차,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우주자원탐사 등 구글의 화려한 프로젝트 관련 각론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같은 기대는 무위로 끝났다. 결론은 역시 모바일이었다.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제시됐지만, 구글이 주목한 핵심사업은 모바일의 안드로이드 체계를 통한 ‘광고의 유비쿼터스’라 볼 수 있다. 지문을 이용한 신용카드 결제수단인 안드로이드 페이(Pay)의 확산, 사진보관용 무한대 공짜 스토리지(Google Photos) 제공, 구글 나우 온 탭(Google Now On Tap)으로 기동되는 신속한 정보제공 같은 아이디어들이었다. 야심 찬 프로젝트인 것은 분명하지만, 투자가들이 원하는 일확천금과는 거리가 먼 아이디어들이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2015년은 구글이 최고 정점을 찍은 해로 기록될 것으로 미국 IT 업계는 전망한다. 구글이 기발하고 화려한 아이디어들을 과연 돈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유민호 퍼시픽21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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