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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韓流의 2.0 시대/최유식

[기타] | 발행시간: 2012.04.17일 22:50
화랑과 아틀리에 등이 즐비한 중국 베이징의 '798 예술구' 옆에 '751'이라는 숫자를 단 또 하나의 예술구 공사가 한창이다. 798 예술구와 마찬가지로 폐(廢)공장을 리모델링해 만드는 이 예술구는 주 종목이 공연과 전시이다. 한때 베이징 인근 군부대에 공급하는 석유와 가스를 저장했던 거대한 탱크들이 이벤트 행사장이나 공연 무대 등으로 개조되고 있다. 높이 68m, 직경 67m로 가장 규모가 큰 가스 탱크 안에서는 최근 벤츠와 BMW 등이 자동차 신제품 소개 행사를 열었다.

751 예술구의 한쪽에는 국내 창작 뮤지컬 상설공연장도 건설되고 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상설 공연이 확정됐고, '난타'도 협의가 진행 중이다. 두 공연은 연내에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IT(정보기술)를 활용해 서양의 명화(名畵)를 대화형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살아있는 미술관'도 들어선다.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이 주류를 이뤘던 중국 내 한류(韓流)가 공연·전시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분야에서 한류를 개척한 일등공신은 CJ E&M의 중국어판 맘마미아였다. 지난해 7월 상하이에서 시작된 맘마미아 공연은 베이징·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면서 200회 공연에 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금도 중국 전역의 10여개 도시에서 공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고, 홍콩·마카오·대만·싱가포르 등 중화권 공연도 추진되고 있다. CJ는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에는 중국어판 뮤지컬 캐츠도 선보인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의 앞선 대도시들은 이미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수준이 1만달러를 넘어섰다. 중산층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만큼 고급 문화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도 이런 점을 의식해 지난해부터 최고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문화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화산업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외국 문화 수입과 개방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서방 문화의 무분별한 수입이 자칫 사회주의 체제 붕괴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아 있는 것이다. 문화 산업 각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도 철저히 제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류는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같은 동양권인 한국을 통해 한번 소화된 서방 문화가 중국인에게 훨씬 덜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을 경유해 서방 문화를 우회적으로 수입함으로써 체제 위험 요소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고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어판 맘마미아는 CJ가 무대 연출부터 음악, 배우 선발과 교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역을 주도했는데도 막상 공연 현장에서 우리 기업의 이름은 철저히 뒤로 숨겨졌다. 대신 CJ와 합작 관계에 있는 중국 문화 기업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한류를 통해 서방 문화에 접근한다는 중국의 전략은 우리에게 중국 문화시장 선점(先占)의 좋은 기회를 주고 있다. 더 다양한 분야의 우리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도전해 한류 2.0 시대를 열어 젖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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