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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음식은 살찐다? 오해를 버리세요~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8.09일 01:09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그러더군요. “나 밀가루 끊었다~!” 아니 왜?!! 친구는 칭찬받으려고 한 말이라 하더군요. 밀가루가 나쁜 것 아니냐고 하면서요. 아니, 밀가루가 나쁘면 밀을 주식으로 하는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어찌 되는 건가요? 바게트를 우리의 쌀밥처럼 먹는 프랑스 사람들은 그들의 식생활을 되돌아봐야 하는 것일까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 밥보다 더 살찌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것은 오해입니다.

밀이 쌀보다 칼로리가 높을까요? 밀가루와 쌀의 칼로리는 100g당 350~370kcal 정도로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할 때는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과자보다는 밥을 먹으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그 말은 틀린 말일까요? 아니오, 그 말은 맞습니다. 빵이나 과자가 밥보다 칼로리도 훨씬 높고 살찌기도 쉽습니다. 도넛이나 머핀 한 개를 먹으면 밥 한 공기와 맞먹는 칼로리를 먹게 됩니다. 파운드케이크 한 줄을 먹으면 혈기왕성한 10대의 하루 필요 에너지에 육박하는 3000kcal 정도를 먹게 되니, 빵의 칼로리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밥과 반찬으로 한식 상을 차려서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먹는다고 하더라도 파운드케이크 한 줄의 칼로리에는 못 미치는 것을 생각할 때, 아주 단순하게 말해 밥보다 빵이 더 쉽게 살찐다는 말은 맞는 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고기보다 빵 안에 지방이 더 많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고기 중 기름기가 제일 많은 삼겹살은 30% 정도가 지방인데 비해 머핀이나 크로와상, 페스추리, 케이크, 쿠키 등의 지방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콩국수의 칼로리는 1인분에 500kcal 내외로, 다이어트 한 끼 식사로 적당한 수준이다. 사진은 한 제과점에 전시된 다양한 빵들.


밀가루 탈을 쓴 빵, 지방과 설탕 가득

그렇다면 이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요? 밀가루가 곧 빵이요, 빵이 곧 밀가루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통 빵은 밀가루 음식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빵은 겉보기에는 그저 밀가루를 반죽해서 구워 놓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은 기름기와 설탕이 가득 들어 있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식품입니다. 다만 기름기가 눈에 보이지 않게 사이 사이에 박혀 있어서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울 뿐입니다.

보통 다이어트를 위해 고기를 안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고기에 있는 기름은 눈에 보이기 때문이지요. 삼겹살이나 갈비를 먹을 때는 내가 기름기를 먹고 있구나… 알면서 먹고 또는 일부러 기름기는 떼어내고 먹기도 하지요.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고기보다 빵 안에 지방이 더 많이 들어 있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구이용 고기의 지방 비율이 20% 내외이고, 고기 중 기름기가 제일 많기로 유명한 삼겹살은 30% 정도가 지방인 데 비해, 머핀이나 크로와상, 페스추리, 케이크, 쿠키 등의 제과류의 지방 비율은 50%에 육박합니다. 삼겹살보다 빵, 케이크를 통해 더 많은 지방을 먹게 되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빵이나 케이크는 달콤하게 입안에서 살살 녹으면서 양도 적기 때문에 한두 입이면 어느새 뱃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빵을 배부를 때까지 먹다 보면 지방과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게 되고, 그 결과 살이 찌기 쉽습니다. 결국 빵은 밀가루 음식이기 때문에 살이 찐다기보다는,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엄청나게 들어가는 지방 때문에 칼로리가 높아져 살이 찌기 쉬운 것입니다.

그러면 빵은 지방 함량과 칼로리가 높으니 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빵과 케이크를 즐겨 먹습니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위해 칼로리를 줄여 먹어야 되는 분이라면 지방이 적은 것으로 빵의 종류를 잘 선택해 드시기를 권합니다. 지방이 적은 빵을 고르는 요령은 일단 쫄깃쫄깃한 빵(바게트, 깨찰빵 같은)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이 적은데요, 기름기가 들어가면 빵이 바삭바삭해지면서 쫄깃쫄깃하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크로와상이나 페스추리같이 겹겹이 부서지기 쉬운 빵, 머핀이나 파운드케이크처럼 툭툭 부러지는 빵, 쿠키나 비스켓 같은 과자 형태는 지방이 많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글루텐 프리’ 극소수를 위한 대체식품

그러면 쌀로 만든 떡은 어떨까요? 밀가루가 아닌 쌀로 만든 것이니 다이어트에 더 좋을까요? 떡이나 밥이나 모두 쌀로 만들어지긴 하나 떡은 밥과 매우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떡은 밥이 꽉꽉 다져져서 부피가 작아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은 양에 아주 알차게(?) 칼로리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루떡 한 조각이 100kcal이니 세 조각만 먹어도 밥 한 공기에 맞먹는 300kcal가 됩니다.

떡도 빵과 마찬가지로 입안에서 맛있게 꿀떡 꿀떡 잘 넘어가지요. 생각해 보세요, 어느 쪽이 쉬울지. 밥 한 공기 먹기와 떡 세 조각 먹기. 같은 300kcal를 먹지만 떡 세 조각 먹기는 정말 누워서 떡먹기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부피가 작아진 떡으로 배부르게 먹으려면 많은 양을 먹게 되고 자연스럽게 칼로리 섭취량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볼 때 쌀로 만든 떡이 밀가루 음식에 비해 결코 다이어트에 권장할 만한 식품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또한 글루텐 프리(gluten free)의 유행으로 밀가루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루텐 프리 식품이 마치 일반인들의 건강에도 좋은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밀가루에 있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약 1% 정도의 극소수를 위한 대체식품일 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강식품은 아닙니다. 평소 밀가루 음식 섭취에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굳이 글루텐 프리 식사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것입니다. 칼로리가 높고 살찌기 쉬운 음식의 기준선이 ‘밀가루로 만들었나’ ‘쌀로 만들었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 기름은 얼마나 들어가는지, 꽉꽉 다져 치밀하게 만들었는지 등 음식의 조리법이 더 중요한 기준선이 된다는 것입니다. 밀가루로 만든 음식은 무조건 살이 찐다는 오해는 이제 풀어야 하겠지요. 예를 들어 밀가루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잔치국수, 우동, 수제비 등의 칼로리는 1인분에 500kcal 내외로 다이어트 한 끼 식사로 적당한 수준입니다. 제 친구와 저는 오랜만에 만난 그날, 맛있는 콩국수를 먹었습니다. 제 친구가 나쁘다고 ‘끊었던’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먹으며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홍경희 동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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