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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철교 가보니, 레미콘 트럭이 줄줄이…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9.08일 07:18
[국경을 걷다, 2015] <1> 대북 제제에도 신의주는 건설 중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의 북중 접경지역 답사기 '국경을 걷다 2015' 연재를 시작합니다. 황 부원장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12월까지 총 13회에 걸쳐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에 '압록·두만에서 바라본 북한의 오늘'을 주제로 접경지역의 모습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3년 뒤 황 부원장은 당시와 같은 경로로 지난 8월 15일부터 7박 8일 간 일정으로 다시 한 번 접경 지역 답사에 나섰습니다. 다시 찾아간 북·중 접경지역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이번 연재를 통해 3년 동안 변화된 북한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북·중관계 변화 양상을 짚어보려 합니다.

3년 만에 다시 압록강 하류에서 두만강 끝자락까지 횡단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적잖은 비용을 들여 7박 8일이란 짧지 않은 시간에 척박한 곳만을 찾아다니는 것이 사실 힘들었다. 그러나 비록 강 건너이지만 북한의 변화를 직접 보고 느끼고 싶었다. 문헌과 언론을 통해 직·간접으로 입력된 지식과 정보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3년 전 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밟았다.

8월 15일 인천공항을 떠나 랴오닝(遼寧)성의 다롄(大連) 저우수이쯔국제공항(周水子国际机场)에 도착했다. 3년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입국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롄 공항은 중국 변방에 위치한 공항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국제적인' 냄새도 풍겼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의 경제를 실감할 수 있었다. 1980년대 개혁개방 이래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가장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곳이 다롄이고, 중국 3대 조선업 기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560만 명의 랴오닝성 인구 중 조선족은 2만 명이라 한다. 주말이라 다롄시는 거리마다 공원마다 휴일을 즐기는 중국인들로 넘쳐났다.

▲ 다롄시 싱하이광장 ⓒ황재옥

관광지를 개발하고, 동북 3성의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많은 도로망이 연결되고 있었다. 단둥(丹東)으로 가는 길에 3년 전에 차창 우측으로 보였던 어촌과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3년전 갔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롄에서 가이드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소비한 탓에 어둑해진 도로를 달리다 황금평에 다다랐다.

황금평 특구는 중국의 '일교양도'(一橋兩島, 일교는 신(新)압록강대교를 지칭하고 양도는 황금평과 위화도를 지칭)개발의 일환으로 2011년 말 개발이 시작됐다. 그런데 황금평 특구는 2013년 12월 처형된 중국통 장성택이 추진했었다. 그래서 2013년 12월 이후의 특구 개발 상황과 북·중 경제 관계가 궁금했다. 황금평 특구는 북·중 경제협력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 북·중관계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가보니 3년 전에는 없던 육중한 철문이 생겼다. 철조망 넘어 북쪽으로는 불빛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칠흑같이 어두웠다. 3년 전 북한과 중국 경계에 높이 세워진 입간판-"중조목린우호 공촉경제번영, 군지제심협력 동건화해변경"(中朝睦邻友好 共促经济繁荣, 军地齐心协力 同建和谐边境), 이는 "중국과 조선이 우호 관계를 두텁게 하여, 경제번영을 함께 촉진하자. 군대와 지방이 마음을 모으고 협력하여, 사이좋은 국경지대를 함께 건설하자"는 뜻이다-은 철문과 어둠 때문에 지금도 세워져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 2012년 당시 황금평 특구에 세워졌던 입간판 ⓒ황재옥

굳게 닫힌 철문과 녹슨 컨테이너 박스는 그동안의 황금평 특구 개발이 소강상태였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북쪽 지역에 중국의 투자로 6층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은 향후 북·중 관계의 변화를 말해주는 듯 했다. 소강상태의 북중 경협이 꿈틀거리기라도 하듯, 북측 지역에 중국의 투자로 건물이 신축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북·중 접경지역을 방문해 동북 3성 지역의 경제발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 지역의 북·중 경협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단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신압록강대교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북측 구간이 완성되지 않은 관계로 중국 측만 불이 켜져 있다고 했다.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완공되지 못한 신압록강대교는 아직까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압록강 단교를 걸었다. 1911년에 완공된 다리는 6·25전쟁 때 파괴되어 중국측 절반만 남아 있다. 우리는 단교에서 1943년에 개통된 압록강철교를 바라봤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다리 위에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레미콘 차들이 10여 대나 줄지어 있었다. 신의주로 건너가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3년 전에는 컨테이너 화물트럭들이 줄을 지어 북한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레미콘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 줄지어 북한으로 들어가는 레미콘 차 ⓒ황재옥

아니나 다를까 강 건너 신의주 쪽에는 3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들이 눈에 들어 왔다. 저 멀리 제법 높은 건물이 공사 중이었고, 놀이기구 양옆으로 하늘색 지붕의 새 건물이 들어 서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모란여행사'라고 쓴 연두색 관광버스가 하루 일정으로 신의주 관광을 하려는 관광객을 태우고 압록강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 위에는 2012년 모습. 3년이 지난 2015년 관람차 주위에 건물이 들어섰고 그 건물 옆으로 또다른 놀이기구가 공사중이다. 뒷편으로 크레인을 이용해 고층 건물을 건설하는 모습도 보인다. ⓒ황재옥

▲ 신의주 관광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연두색 관광버스 ⓒ황재옥

3년 전 강 건너 신의주 부두 쪽에 서있던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 동지 만세"라고 붉은 글씨로 쓰여진 김정은 찬양 입간판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3년 전에는 압록강·두만강 건너 심심치 않게 서 있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주제로 한 우상화 대형 입간판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3년 만에 달라진 북한 최변방의 모습, 이는 분명 북한 변화의 한 단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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