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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전주 한옥마을 '꼬치구이 논란'

[기타] | 발행시간: 2015.09.12일 03:02
[뉴스 따라잡기]

관광객에 인기, 대표 음식 부상 "한옥마을 정체성 훼손"

전주시 영업 취소 움직임에 상인들 연합회 결성하며 반발

"꼬치구이는 패스트푸드인가?"




전주 한옥마을이 꼬치구이 퇴출을 놓고 넉 달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6월 말 "국적 불명 음식 꼬치구이가 한옥마을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영업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상인들은 '꼬치구이연합회'를 결성해 반대 운동에 나섰다.

전주 한옥마을 꼬치구이 가게에 몰려든 관광객들. 최근 ‘길거리 음식 메카’로 떠오른 한옥마을의 대표적 음식으로 꼽히는 꼬치구이가 퇴출 논란에 휩싸였다./원선우 기자

지난 4일 전주시는 식품 관련학과 교수·요식업중앙회 회원·법률 전문가 등 11명을 불러 모았다. 한옥마을에서 팔 수 없는 '패스트푸드'와 팔 수 있는 '전통음식'의 종류를 결정하려는 자리였다.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는 소득 없이 끝났다. 한 참석자는 "패스트푸드와 전통음식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의 꼬치구이가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한옥마을 대표음식'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문제의 꼬치구이는 40㎝ 길이 꼬치에 문어·오징어 등을 끼운 뒤 소스를 뿌린 것이다. 가격은 3000~4000원 선. 평일에도 가게들 앞에 관광객들이 10m 가까운 줄을 지어 기다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방송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에서 전주 한옥마을이 '먹방 투어(식도락 기행) 1번지'로 소개되면서 꼬치구이 몸값은 치솟았다. 한 주민은 "하루 매출 1000만원이 넘는 가게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부작용도 생겨났다. 전주시 홈페이지에 "한옥마을인가 꼬치마을인가" 같은 불만이 올라왔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은 '냄새가 불쾌하다'고 호소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영업 취소를 검토하게 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전주시는 어떤 근거로 꼬치구이 추방에 나선 것일까. 전주시는 2011년 변경된 지구단위계획을 내세웠다. 이 계획은 정통성이 없는 외국 음식 등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려고 만들어졌다. 계획서는 한옥마을 내 진출을 불허하는 업종으로 프랜차이즈 커피점, 패스트푸드점 등 9개 항목을 명시했다. 문제는 9개 항목에 '꼬치구이'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전주시는 우선 꼬치구이가 전통음식이 아니라는 점을 파고들었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에 닭꼬치와 문어꼬치가 전통 음식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지구단위 계획에 명시된 '한국의 정통성이 없는 음식'에 꼬치구이를 넣으려는 목적이었다. 두 부처는 "전통식품 인증 품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전통식품이 아니다"고 회신했다.




전주시는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꼬치구이는 패스트푸드가 맞느냐"고 문의했다. 식약처는 "지자체가 알아서 판단하라"고 답변했다. 전주시는 "꼬치구이는 전통음식이 아니므로 패스트푸드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자체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을 전해 들은 꼬치구이 상인들은 "지구단위계획이 이미 유명무실해진 마당에 꼬치구이에만 가혹한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현재 한옥마을엔 프랜차이즈 국산차 업체, 화장품 업체 등이 들어와 있다. 기념품점에는 덴마크산 장난감 레고가 등장했고 코코넛 주스를 파는 곳까지 생겨났다.




꼬치구이를 둘러싼 힘 겨루기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주시는 "조만간 '한옥마을·꼬치구이 상생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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