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조카몬'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조카와 괴물을 뜻하는 영어 몬스터을 합해서 만든 신조어인데요, 주로 명절 때 부모를 따라 놀러 온 조카가 아끼는 물건에 손을 대거나 달라고 떼를 쓰다보니 생겨난 말입니다.
해마다 명절이 끝나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게 조카 얘기입니다.
아끼는 물건을 망가뜨리고, 컴퓨터에 온갖 프로그램을 설치하는가 하면, 수십만 원짜리 게임기를 달라고 조르는 조카 때문에 집안싸움이 났다는 하소연도 있습니다.
특히 조립식 로봇이나 피규어처럼 아이들이 탐낼만한 어른들의 수집품은 명절 때마다 멀쩡히 남아나질 않습니다.
집안 어른들 눈치 탓에 어영부영 넘어가기 일쑨데, 당사자 입장에선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아끼는 고가의 물건을 조카가 달라고 하면 줄 것인지 시민 200명에게 물어봤습니다.
명절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기꺼이 주겠다는 사람은 23%에 불과하고, 10명 중 7명은 거절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모든 가족이 그런 건 아니지만 가족 간의 관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 (친척이래도) 1년에 한두 번씩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친근감도 들지 않고 유대관계도 없죠. 남 같은 사람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친척 방문 시, 아이들이 함부로 남의 물건을 만지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주고, 손님을 맞는 쪽에서도 아이들이 손을 댈 수 있는 물건은 미리 치워두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막는 방법입니다./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