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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안 하는 독일인, '옥토버페스트'에선 달라졌다

[기타] | 발행시간: 2015.10.06일 11:09
182회 독일 옥토버페스트 이모저모

[오마이뉴스 오명선 기자]



▲ 2015년 쉿첸페스트 맥주텐트안 쉿첸페스트 맥주텐트안의 축제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 오명선

세계 최대의 맥주축제인 182회 옥토버페스트가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시리아의 난민 문제와 궂은 날씨로 인해 작년보다 40만명이 줄어든 590여 만명이 뮌헨의 축제장을 찾았다.

문화도시, 예술의 도시로 알려진 뮌헨의 우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가 약 2주일 동안 180도바뀌었다. 독일에는 심야 시간에도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축제 기간에는 서울의 번화가의 늦은 밤처럼 많은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걸었고, 행사장 잔디밭에 뒹굴며 꿀잠을 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자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

730만 리터의 맥주, 114마리의 소

독일인은 물론, 이탈리아인, 미국인, 프랑스인,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축제관광객이 가세하여 열기는 더욱더 가열되었다. 올해는 목숨을 걸고 사지를 건너온 시리아의 피난민들도 축제를 보며 지옥과 천국을 왔다 갔다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축제가 시작되기 2개월 전인 7월부터 가설건축물을 설치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완성된 독일 6대 맥주 회사의 대형텐트, 뮌헨 유명 레스토랑의 대형나무건물, 가설 유원지 등의 시설은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맥주회사의 대형텐트 안에는 좌석 1만 명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데, 입석까지 최대 1만5천 명까지 입장이 가능했다. 이 가설건축물들은 축제가 끝나고 다시 분해되거나 철거된다. 축제장인 테레지엔비제는 텅빈 벌판으로 보존되며, 롤러스케이트와 자전거하이킹을 즐기는 시민의 휴식처와 놀이터로 이용된다.

유명 레스토랑의 대형건물과 대형 맥주 텐트 안에서는 맥주 잔을 부딪치며 먹고 마시고, 밴드의 연주에 맞추어 목청이 터지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의자 위에, 심지어는 식탁 위까지 올라가 춤추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올해 16일간의 축제 동안 소비된 맥주의 양은 천문학적인 730만 리터이다.

소는 114마리가 식탁 위에 올랐다. 술이 과해지면 몸 씨름하는 술꾼들도 있는데, 형사상 책임을 묻는 폭력으로 발전하는 건이 다반사다. 1리터용 맥주잔을 휘두르며 싸우는 폭력이 47건이나 발생했다.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구급차에 실려 간 취객은 628명에 달했다.

통닭, 돼지, 소고기, 생선구이, 아몬드 설탕과자의 향기가 입맛을 돋우기도 했지만, 퍼레이드에 참가했던 말들이 남긴 말똥냄새가 코를 찌르기도 했다.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서 부모를 잃고 미아보호소에 맡겨진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들려왔다. 해적선이나 올림픽 루핑, 유령의 집등의 유원지 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아이들과 여자들의 비명, 질주하는 놀이기구의 소음이 섞여 하늘을 뒤덮었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옥토버페스트의 촉제장은 물론 그 주변지역까지 생생하게 번져나갔다.

엄격한 술문화, 옥토버페스트 때만은 예외



▲ 민족의상 행렬 축제 첫번째 일요일에는 60여팀의 민족의상 행렬이 있다.

ⓒ 오명선

옥토버페스트는 거의 일 년에 한 두번 정도 있는 독일 직장인들의 공식적인 회식 장소이기도 하다. 독일의 직장인들이 술자리를 위한 회식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독일의 직장인들은 퇴근 후 집으로 곧바로 귀가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돌본다.

직장에서는 회사 창립기념일에 마신다거나, 생일을 맞은 동료를 위해 이른 오후 시간에 직장 안의 부엌에서 샴페인을 준비해서 축하주로 나누어 마시는 정도다. 숙취로 다음 날의 회사 내의 일정에 지장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아침에 술 냄새를 풍기는 동료는 알코올 중독자로 여기며, 이들은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직장생활을 계속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만큼 독일의 술 문화는 엄격하다. 독일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맑은 정신으로 출근하여, 집중해서 근면하게 일하는 직장인들의 직업의식과 직장생활이다. 물론 주말에는 직원들이 어떤 생활을 하던지 회사가 관여하지 않는다. 개인 생활은 개인 생활로서 존중된다.

하지만 옥토버페스트 기간 중에는 알코올 섭취에 대해 관대해 진다. 기업, 대학교, 연구소 등은 직원들을 위해 부서별로 맥주 텐트안의 테이블을 예약해 놓는다.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에게는 일반적으로 1리터 맥주 한 잔과 통닭 반 마리의 상품권을 나눠준다. 친구나 가족과 갈 때 사용 할 수도 있다.

1리터의 거대한 맥주잔을 들고 외쳐대는 맥주 축제 마니아들의 환호성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아인스, 쯔보, 드라이, 수퍼, 쭘 볼!!! (하나. 둘, 셋, 수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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