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일찍 화제가 됐어야할 배우, 김재화가 한밤을 수놓았다.
김재화는 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거침없는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팔색조같은 연기를 선보여 온 김재화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은, 그의 구수한 입담과 가식없는 솔직함에 다시 한번 반했다.
급조한 이야기보다는 남편과 육아, 대학시절 등 자기 삶의 장면들을 들려준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너무 떨려서 심장이 밖으로 나오는 줄 알았다'는 김재화와 인터뷰를 나눴다.
- '라스'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사실 저는 '라디오스타' 출연을 두고 크게 고민했었어요. 대단한 예능이잖아요. '내가 나가도 될까'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남편과 동생 (김)혜화가 용기를 줘서 출연하게 됐죠. 그런데 녹화를 마치고 막상 어제 방송을 보려하니 심장이 밖으로 나오는줄 알았어요. 제가 연기한 장면을 모니터하는것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게다가 우연의 일치로 어제 집에 시부모님과 조카들, 저희 가족 셋까지 총 9명이 모여서 봤거든요."
- 긴장하는 기색이 없어보였는데.
"아닙니다. (웃음) 긴장 많이 했어요. 스튜디오로 들어가는데, 저체온증 증상이 오더라고요. 손·발이 어찌나 차가운지, 얼음같았어요. 그래서 초면인 최병모 선배님에게 '저 너무 떨려요'라는 말씀까지 드렸죠. 그래도 라미란·이미도·조달환 등 친한 동료들이 해준 조언이 확실한 도움이 되더라고요."
- 어떤 조언을 받았나.
"(조)달환이는 '누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마, 평소에 누나 모습만 진솔하게 보여주면 돼'라고 했고, (이)미도는 "남의 얘기도 잘 들어주면서 언니다운 모습만 보이면 된다"라고 해줘서,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했죠. 또 (라)미란 언니는 "스튜디오에 에코가 없으니 참고해라"라는 좋은 조언을 줘서 마지막 판소리도 마이크없이 육성으로 부를 수 있었고요."
- 오늘(5일)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시청자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사실 저는 방송이 나간 직후 외국으로 도망가려고 했어요. (웃음) 왜냐하면 사실 제 연기에 대해서는 악플을 하셔도 좋은 지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인데, 연기가 아닌 실제 제 모습을 보여드리는것이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최대한 인터넷을 안보려고 노력했는데, 주변에서 '검색어 1위'같은 메시지를 보내줘서 알게됐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남편의 반응은.
"남편은 표현이 많지 않을뿐, 가슴이 따듯한 사람이에요. 묵직한 사람이라 별 말은 없었지만, 기뻐하는게 보였죠.
- 어제 방송 중 어머니에 대한 언급도 웃음을 줬는데, 어머니의 반응은.
"'재화야 화장도 너무 예쁘게 잘 됐고, 보기 좋았어'라고 하셨어요.(웃음)"
- 배우 3자매도 화제가 됐는데.
"재화·혜화·승화, 모두 배우입니다. 저는 첫째라서 여러모로 '실험품'이라면, 둘째 혜화는 조금 더 완성된 배우, 막내 승화는 그보다 조금 더 잘 포장된 배우인것 같아요. 뒤로 갈수록 완성도가 있는 셈이죠. (웃음) 앞으로 저보다 좋은 활약을 펼칠 동생들입니다."
-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예전엔 욕심이 많았죠. '칸의 레드카펫을 밟고 싶다'는 말도 했었거든요. (웃음) 그런데, 아이를 낳고, 마음이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극단 '모시는 사람들' 출신인데, 단장님이 '목표를 관객에 두라'고 하셨던적이 있어요. 나의 성공, 나의 만족을 위해 연기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지'를 늘 생각하라는 말씀이었어요.
그 말씀이 이제야 진심으로 와닿아요. 저는 맡은 역할이 무엇이든 최대한 관객의 마음을 가까이 갈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저라는 무명 배우를 '라디오스타'에 나가게 해주시고, 저에 대해 검색까지 해주시니 큰 감사드립니다. 관객을 생각하며 연기하는 배우가 되도록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