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연예 > 예능
  • 작게
  • 원본
  • 크게

[동상이몽]이 10대에게 말을 거는 법

[기타] | 발행시간: 2015.11.06일 09:01

아버지의 스킨십이 싫다는 사연을 들고나온 딸에게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는 그것을 가족 문제로 치부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를 파악한다는 이 프로그램이 명백한 문제가 있는 쪽의 잘못을 지적하는 대신 적당한 감동 코드로 에피소드를 마무리하자 시청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결국 MC들이 사과 방송까지 해야 했다. 그 이전에는 무용하는 딸이 부상을 겪고 있음에도 연습을 강행시키는 어머니의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때의 [동상이몽]은 정말 구제불능 같았다.

그러나 최근의 [동상이몽]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상승, 지난주에는 8.6%(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인기를 얻어서만은 아니다. 딸에게 스킨십을 요구하는 아버지의 에피소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뒤, [동상이몽]은 점진적으로 10대에게 접근하는 시선을 바꿔 나갔다. 파일럿방송 당시, 화장하기 좋아하는 학생의 사연에 [동상이몽]은 ‘이 정도 화장은 매너라고 생각한다’는 발언과 ‘갸루상 같다’는 어머니의 상반된 반응에만 초점을 맞췄다. 10대의 화장에 대한 논의는 60% 이상의 학생이 화장을 한다는 통계와 방청객 질문, 투표로만 이루어졌고, 논의의 초점은 ‘학생’이 화장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만 맞춰졌다. 방송이 나간 뒤 4층부터 1층까지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풀 메이크업을 완성한 학생의 메이크업 노하우가 큰 주목을 받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친 것이다. 반면 [동상이몽] 추석 특집에서는 다시 해당 출연자를 초대해 SNS 팔로워 수가 5,000명이 넘어간다는 소식을 전했다. 학생이 화장을 해도 되느냐는 논의를 넘어 그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노하우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17회에 출연한 중고 직거래를 많이 하는 학생은 스튜디오에서 틴트나 비비크림의 남은 양을 확인하기 위해 불빛에 비춰 보거나, 막대기로 찍어 보는 등의 직거래 노하우를 전달했다. 그의 직거래 방식은 직접 경험하며 쌓아 올린 노하우로 소개되고, VCR에서는 친구들에게 강의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10대의 행동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들의 세계를 먼저 자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게스트로 출연한 현직 경찰이 안전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하며 어른의 역할을 한다.



과거의 [동상이몽]은 10대에게 부모의 입장도 이해해보라고 권유했다. 반면 지금의 [동상이몽]은 먼저 10대에 다가서고, 그들의 세계에 대해 조언하려 노력한다. 연예인을 꿈꾸는 딸과 재능이 없다고 말하는 아빠가 출연할 때는 한성호 FNC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초청해 딸이 ‘음정이나 박자에 대한 개념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평가를 해주는 동시에 노래가 좋다면 다른 직업을 찾아도 된다는 조언을 해준다. 단순히 청소년 편을 들어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보다는 그들의 논리와 소통하는 문법을 익히는 것에 가깝다. 굶어서라도 살을 빼겠다는 딸의 사연에 게스트였던 걸 그룹 레인보우의 재경은 자신도 연습생 때 몸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침을 계속해서 뱉었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공감한 뒤, 이국주는 밥을 굶자 오히려 살이 5kg 더 찌고 생리불순까지 나타났다는 경험담을 통해 출연자를 설득한다. 10대의 입장이 때로는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동상이몽]은 그것을 고쳐야 하는 모습으로만 치부하며 얄팍하게 다루는 대신 공감과 조언을 위해 노력한다.

물론 여전히 [동상이몽]은 심각한 주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웃음이나 감동 코드로 넘어가기도 한다. 최근 과거 SNS 글 등이 인터넷에 유포되며 ‘일진 미화’ 논란에 휩싸인 ‘가출하는 중3’의 사연은 [동상이몽]의 제작진이 10대 출연자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서 논란에 휩싸인 사례다. 딸이 집을 나간 후 친구들과 밤을 지새우는 과정은 ‘친구 집에서 잤다’는 한마디로만 설명되고, 부모님과 눈물 섞인 포옹으로 사연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런 순간마다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프로그램이 짚어내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발언했다. 그리고 [동상이몽]은 조금씩 문제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동상이몽]은 10대와 부모의 문제를 다루면서, 역설적으로 프로그램이야말로 시청자로부터 문제를 지적받고 개선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상이몽]의 제작진은 10대의 세계에 다가가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자신의 문제를 알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어른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 어른은 10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고 조언하며, 그로부터 스스로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글. 고예린

교정. 김영진

아이즈 ize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86%
10대 0%
20대 14%
30대 43%
40대 29%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14%
10대 0%
20대 0%
30대 14%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7년째 기러기 아빠" 윤다훈, 부인·딸·손녀 '캐나다 뒷바라지' 충격 근황

"7년째 기러기 아빠" 윤다훈, 부인·딸·손녀 '캐나다 뒷바라지' 충격 근황

사진=나남뉴스 레전드 시트콤 '세 친구'의 주역이었던 윤다훈이 이동건과 만나 기러기 아빠 근황을 공개했다. 최근 방송한 SBS '미우새'에서는 윤다훈이 오랜만에 출연해 오랜 인연 이동건과 만남을 가졌다. 윤다훈은 "7년째 기러기 아빠, 할아버지로 지내고 있다. 큰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사진=나남뉴스 배우 이동건이 드라마 업계 불황을 언급하며 제주도 카페 창업 의지를 드러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는 19일 방송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카페 창업에 나선 이동건의 도전기가 공개된다. 이날 이동건은 진지하게 카페 창업에 대한 열정을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사진=나남뉴스 배우 고현정이 신세계 회장 정용진과의 신혼 생활을 최초로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고현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현정'에 일본 도쿄를 방문한 브이로그를 올리며 신혼 생활을 회상했다. 영상 속 고현정은 여러 행사장을 오가며 바쁘게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