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Future는 최근 차와 커피 중 일상의 삶과 건강에 더 좋은 음료가 뭔지 분석했다.사람들은 차나 커피가 아침잠을 깨우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 '삶의 엔진오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몽롱한 아침에 피로감을 쫓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음료는 무엇일까.
BBC방송은 '무승부'라고 결론을 내렸다. 차 한잔에 카페인이 약 40㎎ 들어 있지만 커피에는 80~150㎎이 들어 있다. 커피에는 보다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지만 아침에 잠을 깨고 정신을 차리는 이유는 카페인 함유량이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과 경험, 냄새, 기대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수면의 질에는 커피보다 차가 좋았다. 영국 서리대학 연구팀이 표본 추출한 성인을 두 그룹으로 나눠 차와 커피를 마시게 했다. 그런 뒤 밤에 취침 시간과 숙면을 조사해 보니 차를 마신 사람은 오래동안 편안한 잠을 잤지만, 커피를 마신 사람은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치아 변색은 커피보다 차가 더 나쁜 영향을 줬다. 레드와인과 함께 차와 커피는 치아를 누런 갈색으로 변색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치과전문의 대부분은 차의 천연색이 커피보다 치아 에나멜에 훨씬 더 침착이 잘 된다는 데 동의했다.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흥분한 사람이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음료는 뭘까. 차나 커피 모두 비슷하다는 의견이다. 영국에서는 수심에 가득 찬 친구에게 차를 주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얼그레이차는 심난한 정신에 '약(藥)'이라는 속설이 있다. 실제로 차는 흥분된 신경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규칙적으로 차를 마시는 사람은 대중연설을 앞두고 있는 흥분된 상황에서 보다 더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에 차 3잔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37% 낮았다.
커피는 차보다 힐링 효과 측면에서 뒤졌다. 3만명 이상을 상대로 실험해보니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사람은 우울증 위험을 약 8%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나 커피와 달리 다른 청량음료는 정신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았다. 정신 건강과 차·커피의 연관성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여지가 많아 어떤 음료가 더 낫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BBC Future는 밝혔다.
하루 2~3잔의 차나 커피는 당뇨병 발병 위험을 5~40%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차와 커피는 심장을 보호해주는 데 좋다. 커피가 차보다 심장 보호에 약간 더 효과가 있지만 차는 항산화제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차와 커피처럼 맥주와 와인도 우리가 가장 즐겨 마시는 술로 건강을 놓고 명암이 엇갈린다. 맥주와 와인은 맛 차이도 있지만 어느 술이 더 빨리 취하게 하고, 복부비만에 더 안 좋은가를 놓고 논란이 많다.
숙취에 있어서 와인이 맥주보다 더 빠르게 취한다. 미국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가 남성 15명을 대상으로 날을 바꿔가면서 와인과 맥주를 똑같은 속도로 20분간 마시게 한 뒤 숙취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혈당 알코올 수치가 최정점에 달한 시간은 와인이 54분, 맥주는 62분이 걸렸다. 와인이 맥주보다 더 빠른 속도로 취했다는 얘기다.
복부비만에는 맥주가 훨씬 나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와인이 좋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다. 맥주 1잔은 약 180㎉로 와인 1잔보다 50% 이상 에너지 열량이 많았다. 최근 연구 결과 단기적으로 와인이나 맥주 모두 체중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10주쯤 진행된 음주 측정 결과 약 1㎏ 몸무게가 늘었고 5년이 지나면 약 25㎏이 증가했다.
와인은 종종 폴리페놀이 많아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맥주는 특별히 몸의 어떤 부위에 좋다는 게 없다. 하지만 맥주에도 폴리페놀이 상당량 들어 있고, 레드와인만큼은 못하지만 화이트와인만큼 건강에 좋은 요소들이 있다.
맥주와 와인 모두 하루에 한잔 마시면 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에 유익하다. 전문가들 총평을 종합하면 레드와인이 맥주보다 좋지만, 맥주는 전혀 안 마시는 것보다 한잔 정도는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