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왕실에서 사진 촬영 도중 테이블에서 미끄러져 파손된 첼로와 비슷한,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스페인 마드리드의 왕궁에서 왕실이 소장한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가 사진 촬영 중 테이블에서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떨어져 악기 목 부분이 부러졌다고 7일(현지시간) 왕실 관계자가 밝혔다.
이 첼로는 17세기에 이탈리아 현악기 제작자 스트라디바리가 수제작한 5개 고악기 중 하나로, 추정 가격이 2천만 달러(한화 약 227억원)에 달한다.
스페인의 일간지 엘 문도는 3주 전인 지난달 13일 사진 촬영 도중 테이블에서 떨어져 목 부분이 부러졌다고 보도했으나, 왕실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17~18세기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는 첼로와 바이올린 루트, 만돌린, 기타, 하프 등을 직접 손으로 1100개가량을 제작했으며, 이 중 50개의 첼로와 9개의 비올라를 포함해 약 650개가 아직 남아있다. 스페인 왕실의 이 첼로는 특히 최고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라디바리는 22세이던 1666년에 처음 바이올린을 제작했으며, 70대 말까지 계속 악기를 제작했다.
그런데 이 첼로를 사진 촬영을 위해 바닥에 지지대를 놓은 뒤 세워놓았으나 악기가 앞으로 넘어졌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전문가들이 이 첼로를 다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실 관계자는 이 첼로의 목 부분과 몸통 부분을 연결하는 조각이 떨어져 나갔으며, 이 조각은 19세기에 덧붙여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이 부분은 쉽게 고칠 수 있지만, 파손된 부위가 악기의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일은 일어나곤 하는데 불행히도 이번에 우리에게 발생한 것”이라며 “악기는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이 첼로의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왕실은 이 사건을 공개하지 않다가 악기 제조업자들 사이에 소문이 커지고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을 시인했다.
조선일보 김지섭 기자